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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노래하는 네안데르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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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노래하는 네안데르탈인

입력
2008.07.28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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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미슨 지음ㆍ김영주 옮김/뿌리와이파리 발행ㆍ512쪽ㆍ2만8,000원

문학 평론가 정과리씨는 평론집 <네안데르탈인의 귀향> 에서 “우리 문학이 네안데르탈인의 모순에 빠져 있다”며 분발을 촉구한 적이 있다. 현대 인간과 다를 바 없는 기술 능력을 갖고 있었음에도 그것들을 이용해 의미 있는 인공물을 만들 줄 몰랐던 네안데르탈인을 빗댄 발언이었다. 과연 그랬을까?

인지고고학 분야의 대표적 연구자인 저자는 네안데르탈인에게는 특유의 ‘기술 능력’이 분명 존재했음을 강조한다. 그로부터 ‘Hmmmmm 이론’을 정립, 인간 고유의 언어 능력에 얽힌 비밀을 푸는 열쇠를 도출했다. 그를 위해 전공인 고고학은 물론 진화학, 뇌과학, 언어학, 민속음악학, 발달심리학 등 인접 학문까지 두루 동원했다. 그것은 언어와 음악이 함께 진화(‘언어와 음악의 공진화’)해 왔다는 사실을 밝히기 위한 학문의 통섭이었다.

언어는 어떻게 생성됐을까? 논의는 여기서 출발한다. 기초적 단어가 아니라, 목소리의 높낮이나 길이 등 음악적 요소가 조합되면서 원시 언어가 생겼다는 ‘전일적 원시 언어설’이 제시된다. 바로 Hmmmmm이다. 네안데르탈인의 의사 소통 체계는 전일적(holistic), 다중적(multi-modal), 조직적(manipulative), 음악적(musical), 미메시스적(mimetic:제스처와 소리 등 공감각을 이용해 사물을 묘사)이었다는 것이다.

네안데르탈인의 멸종으로 그 음악적 소통 도구는 사라졌다. 그러나 현대에서도 그 흔적은 꾸준히 발견된다. 재즈의 생성과 발전 과정, 1만명 가운데 한 명만이 갖고 있다는 절대 음감 등은 지금도 네안데르탈인적 소통이 유효함을 증명한다.

음악도 언어도 아닌, 그러나 본질적으로는 음악 현상과 상통하는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은 보다 보편적인 예를 제시한다. “우웩”, “냠냠” 등의 표현은 언어가 밟아 온 진화의 시간을 증명하는 자료다. 또 음치에 박자치라도 음악을 사랑하고 향유하는 인간들의 존재는 음악이 인간의 진화사에서 심대한 영향을 끼쳐 왔다는 점을 증명하고 있다.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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