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칸반도의 도살자’ 라도반 카라지치가 체포되면서 국제유고전범재판소(ICTY)에서 활약하고 있는 권오곤(사진) 재판관이 직접 심리를 담당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권 재판관은 “담당 재판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했지만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유고 대통령의 심리를 맡은 바 있는 권 재판관 소속 재판부가 카라지치의 재판도 담당할 가능성이 적지않다. 권 재판관과의 24일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카라지치 재판에 대해 물어봤다.
_어느 재판부가 카라지치의 재판을 맡게 되나.
“네덜란드 출신의 알폰스 오리 재판관이 재판장인 제1재판부가 준비절차를 맡기로 내정됐다. 준비절차가 끝나야 (본재판을) 어느 재판부가 담당할지 결정된다.”(ICTY 1심 재판부는 3개로, 권 재판관은 영국ㆍ자메이카 출신 재판관과 함께 한 재판부를 구성하고 있다.)
_카라지치 재판이 유고전범 재판에서 갖는 의미는.
“국제형사재판소의 목적 중 하나가 처벌받지 않는(impunity) 전쟁범죄가 없게 한다는 것이다. 스레브레니차의 집단학살죄(genocide)에 최종 책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카라지치에 대한 재판은 전 세계에 ‘정의는 실현되고 만다’는 것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_카라지치 재판은 어떻게 진행되나.
“보스니아 내 세르비아공화국의 대통령을 지낸 카라지치는 집단학살, 인도에 반하는 죄, 전쟁에 관한 법 및 관습 위반죄 등 16개 죄목으로 기소됐다. 첫 출두에서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는지 여부를 밝힌 뒤 준비절차에서 피고인에 대한 증거공개, 본안 전 피고인의 항변에 대한 판단 등을 마치고 재판이 시작된다. 첫 출두에서 선고까지는 2∼3년이 걸린다.”
_카라지치에게 예상되는 처벌은.
“유죄가 확정될 경우 최고 무기징역형까지 받게 된다. (국제형사법은) 사형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_전체 유고전범재판은 어느 단계에 와있나.
“161명이 기소돼 115명에 대한 재판이 끝났고 재판에 계류중인 피고인은 28명이다. 준비절차 중인 피고인은 5명이고 도주한 피고인이 3명이었는데 카라지치의 체포로 세르비아 군사령관 라트코 믈라디치와 크로아티아의 세르비아계 지도자 고란 하지치 2명만 남게 됐다. 유엔안보리가 의결한 완료계획에 따라 ICTY는 2010년까지 모든 재판을 마치도록 돼 있지만 카라지치의 체포로 연장이 불가피해졌다.”
김정곤 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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