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북한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6자회담 참가국 외교장관들이 23일 싱가포르에서 역사적 회동을 가졌다. 이들은 북핵 검증 이행계획서 작성을 위해 빠른 시일 내에 비핵화 실무그룹회의를 소집하기로 하는 등 6개항에 합의했다. 또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회동 과정에서 박의춘 북한 외무상에게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 진상 규명과 관련된 정부의 입장을 직접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6자 외교장관들은 이날 오후 5시15분(현지 시각)부터 1시간5분 동안 싱가포르 샹그릴라호텔 반얀홀에서 비공식 회동을 갖고 북한 비핵화 2단계(핵 신고 및 핵 시설 불능화) 마무리를 위한 6개항의 합의를 도출했다. 합의 사항은 ▦과거 6자회담 업적 평가 ▦각국의 의무사항 앞으로 완수 ▦6자회담 과정에서 양자 관계 및 정상화 문제 해결하고 동북아 평화 화해 실현 ▦북핵 검증 이행계획 신속히 마련 ▦6자회담 진전 위해 수석대표 분발 촉구 ▦공식 외교장관 회담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조속히 개최 등이다.
2003년 8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시작된 이래 외교장관이 만난 것은 처음이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회동이 끝난 뒤 “북핵 검증을 가속화하기 위해 조속한 시일 내 비핵화 실무그룹회의를 소집하자고 유 장관이 제안해 합의가 됐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유 장관이 정식 회동 시작 전 환담 자리에서) 박 외상과 간단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는데 남북 문제 현안이 테이블에 올랐고 구체적 얘기들도 거론됐다”며 금강산 사건을 언급했다는 점을 내비쳤다. 하지만 북측의 특별한 반응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싱가포르=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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