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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지치 혀 내두를 변장 행적/ 대체의학 전문가로 TV출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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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지치 혀 내두를 변장 행적/ 대체의학 전문가로 TV출연도

입력
2008.07.24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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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칸반도의 도살자’ 라도반 카라지치가 체포되면서 13년에 걸친 기상천외한 도피 행각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카라지치는 치밀한 위장술로 추적자들을 따돌리고 수도 베오그라드 거리를 활보하고 다녔던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와 AP, AFP통신에 따르면 카라지치는 도피 기간 중 ‘드라간 다비치’란 가명을 사용, 개인병원을 차려 이른바 ‘휴먼 콴텀 에너지’라는 명칭의 대체의학 치료 전문가로 행세했다. 안경을 쓰고 흰색 콧수염과 턱수염으로 얼굴 전체를 가려 남들이 알아보지 못하도록 외모도 바꿨다. 완벽한 변장은 주변 사람들을 모두 속일 정도였다.

카라지치가 기고했던 건강 잡지 ‘헬시 라이프’의 고란 코지치 편집장도 “그가 카라지치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놀라움을 나타냈다. 실제로 그는 공공장소를 자유롭게 드나들었고 집주인도 그를 전혀 몰라봤다는 것이 세르비아 정부의 설명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도피 생활 중에도 자신을 대중에게 알리는 데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점이다. 그는 의과대를 졸업한 경력을 십분 활용해 ‘헬시 라이프’에 심리학과 생물에너지와 관련된 고정칼럼을 썼다.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축제 및 고급 휴양지에 초청돼 강연을 한 것은 물론 TV방송에 출연하기도 했다.

심리치료와 관련한 웹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인도 갠지스 강변의 고승을 연상케 하는‘아바타’(사이버 공간상의 분신)를 사용, 인터넷에서도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추종자들의 도움으로 도피 기간 중 5권의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그는 2005년 추종자들에게 “나는 끝까지 저항하겠다”는 편지를 보내는 등 정치적 재기를 노리고 있다는 흔적을 남겼다.

이 편지를 입수한 보스니아 정부는 카라지치의 행방을 알아내려고 그의 아들을 몇 주 동안 수감했고, 부인 릴리아나도 남편에게 자수할 것을 공개적으로 권유해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인디펜던트는 그의 행적을 두고“스릴러로 시작해 코믹극으로 막을 내렸다”고 평가했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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