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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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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

입력
2008.07.23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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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근찬의 단편소설 <여제자> 를 원작으로 한 1999년 영화 <내 마음의 풍금> 이 10년여 만에 뮤지컬로 재탄생했다. 22일 개막한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 은 영화가 그랬듯 60년대 어느 시골 초등학교 초임교사 강동수(오만석, 조정석)와 16세 늦깎이 여제자 최홍연(이정미, 장은아)의 순수한 만남을 그린다.

홍연은 자신을 아가씨라 부르며 길을 물어온 총각 선생님 동수에게 반하지만 동수의 마음은 연상의 양호선생님 양수정(임강희)을 향해 있다.

이야기를 끌어가는 중심축이자 이 작품의 가장 큰 수확은 그간 창작 뮤지컬에서 접할 수 없었던 완성도 높은 음악이다. 소풍으로 표현된 봄과 야외 영화 상영으로 묘사된 여름, 운동회로 상징되는 가을과 눈 내리는 겨울로의 시간의 변화는 세련된 선율을 타고 자연스럽게 흘렀다.

비록 기억에 강하게 남는 넘버는 없었지만 주인공의 말 사이에 끼어 들었다 잠시 사라지고 심리를 묘사하는 배경음과 노래로 다시 등장하는 전체적인 흐름은 기존 창작 뮤지컬에서 보지 못했던 음악적 화법으로, 일종의 기술적 진보를 보여줬다. 한 공간에 두 가지 사건, 또는 두 가지 시점을 동시에 배치해 뮤지컬 특유의 앙상블을 살린 몇몇 장면도 꽤 인상적이다.

하지만 기술적 이음매에 비해 서정적 연결 고리가 느슨해 극의 흡인력이 떨어진 점은 아쉽다. 영화보다 볼거리 위주인 뮤지컬은 주인공들의 심리 변화보다는 소풍, 운동회 등 에피소드 위주로 흘러가기 마련이겠으나 문제는 디테일이다.

소풍이나 운동회는 등장 그 자체로도 추억이 될 수 있지만 영화에서처럼 줄다리기, 이어달리기 같은 그 속의 소소한 사건들이 덧대어질 때 관객은 향수를 느끼게 된다.

게다가 원작의 큰 줄기는 따르되 대사와 캐릭터를 영화와 차별화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이야기의 비약도 불가피했을 터다. 뮤지컬의 세련된 형식에 대한 자신감이 붙기 시작한 지금, 이제 뮤지컬 기획자들도 영화를 원작으로 한 ‘무비컬’ 트렌드에서 벗어나 새로운 이야기를 찾아 나설 때가 되지 않았을까. 공연은 9월 11일까지. 1577-5266

김소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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