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출보험공사 직원들이 사적으로 이용한 유흥주점 및 안마시술소 비용 등을 법인카드로 결제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다.
21일 감사원에 따르면 수출보험공사 직원 189명은 2004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개인 유흥비 등을 법인카드로 1,825차례에 걸쳐 총 1억7,660만원을 결제했다. 이들 중 일부는 매월 카드 대금 지급일 직전에 자금부에 현금으로 변제했다.
직원 A씨는 최근 서울 강남구 모 주점에서 친구와 술을 마신 뒤 법인카드로 33만원을 결제하고 ‘수출보험지원제도 육성발전 업무협의’ 명목으로 지출결의서를 허위로 작성하는 등 2005년부터 2007년까지 개인용도로 3,363만원을 결제하고 이중 2,169만원을 업무추진비 예산으로 집행했다.
중간 간부인 B씨는 2004년 서울 동대문구의 한 안마시술소에서 18만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한 뒤 카드 대금지급일 직전에 자금부에 현금으로 변제했다.
감사원은 또 수출신용보증 대상 업체의 내부정보를 이용해 주식투자를 한 사실도 적발했다. 고위 간부급 C씨는 2006년 강원 춘천시 모 업체의 수출신용보증 업무를 처리하면서 알게 된 내부정보를 이용해 이 회사 주식 3만1,000주를 4,300만원에 매입했고, D씨는 2000년 대전 소재 전자업체의 주식 1만6,500주를 부인 명의로 3,150만원에 취득했다.
E씨는 2000~2007년 경기 평택시 소재 모 전기업체의 주식을 취득한 뒤 3억4,600만원의 매매차익을 남겼다.
감사원은 이와 함께 수출보험공사가 시간외 근무수당, 피복비, 대학생 자녀 학자금 등 인건비와 복리후생 경비를 부적절하게 집행했다고 지적했다.
공사는 2005~2007년 시간외 근무 실적과 상관 없이 300여명의 직원에게 모두 5억8,485만원을 시간외 근무수당을 지급했고, 같은 기간 직원 200~400명에게 40만원 짜리 상품권을 지급하거나 법인카드로 결제하는 방식으로 3억8,512만원의 피복비를 부당 지급했다.
감사원은 이와 함께 대한주택보증에 대해서도 감사를 실시, 주택보증이 법적으로 지원의무가 없고 업무연관성도 없는 주택산업연구원과 주거복지재단에 모두 19억7,500만원을 출연해 주택보증에 재정적 부담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출연 중단을 요구했다.
주택보증은 또 피복비 수요 조사 없이 2007년 1억6,700만원어치의 의류교환권을 전 직원에게 지급했고, 올해에도 직원 1인당 50만원씩 모두 1억8,200만원의 피복비 예산을 편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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