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미국 소재 대학을 제외하곤 ‘미국 박사’ 배출 랭킹 1위를 기록했던 서울대가 최근 몇 년 사이 중국 대학의 기세에 밀려 순위 경쟁에서 뒷걸음치고 있다. 학계에서는 “글로벌 인재 배출에 비상이 걸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21일 미국 국립과학재단(NSF)과 과학기술전문인력위원회(CPST) 홈페이지 등에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서울대는 2004년 출신 대학별 미국 박사학위 취득 순위 집계에서 중국 칭화(淸化)대에 1위를 내 줬고, 2005년에는 베이징(北京)대에도 추월 당해 해외 대학 중 ‘넘버 3’로 밀려났다.
서울대는 1997~2006년 10년간 미국 박사 학위 취득 누적집계에서는 여전히 1위를 지켰지만 2004년 이후 박사 취득자수가 해마다 300여명에 그쳐 중국 유명대에 밀리는 양상이다.
94년 학부 졸업생 중 이ㆍ공학 부문에서만 542명이 미국 박사 학위를 딴 것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이다. 94년 당시 미국 박사 학위 취득 누적 순위 10위권에 들었던 연세대(4위,203명)와 고려대(9위,130명)도 2006년에는 모두 10위권 밖이었다.
학계에서는 이 결과를 두고 “중국의 소득 증대에 따른 유학생 증가와 국내 연구 환경의 개선이 일단 영향을 미쳤을 수 있지만 계속되는 이공계 기피 현상도 한 몫 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강태진 서울대 공대 학장은 “중국 대학생들이 최근 미국 대학에 대거 진출한 것이 주된 이유”라면서도 “국제통화기금(IMF) 이후 10년간 우수 인재들이 이공계 대신 의ㆍ치대나 고시를 택한 영향도 크다”고 말했다.
한편 과학 저널인 사이언스 최근호는 “중국 대학들은 10년 누적 수치에서도 곧 한국의 라이벌대학(서울대)을 제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재용 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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