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지는 사과를 보고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영국 과학자 아이작 뉴턴. 영국 왕립학회 회장을 지내던 뉴턴이 자신보다 뛰어난 선배와 후배 과학자들의 연구성과를 없애며 ‘독재’를 한 사실을 아는 이는 얼마나 될까. 그 바람에 영국의 수학과 과학 수준을 대륙보다 100여년 뒤지게 한 장본인이라는 이야기를 아는 사람은 또 몇이나 될까.
학생들의 대학수학능력 시험 점수를 높이는 일이 선생님들의 지상과제가 된 요즘, 부산예문여고 오석봉(42) 교사는 교과서가 치켜세우는 위대한 과학자들의 ‘뒷담화’로 수업을 시작한다. 그것도 고3의 수업시간에.
오 교사는 항변했다. “여학생들이 특히 과학을 멀리하고, 공부를 해도 시험을 위한 얄팍한 공부만 하는데 가만 보고 있을 수가 있어야죠.” 이 처방은 적중했다. 병든 닭처럼 축 늘어졌던 학생들이 허리를 곧추 세워 앉았고, 눈빛은 초롱초롱해졌다. 잠을 자는 학생들이 사라지고 질문은 많아졌다.
두 귀와 눈이 번쩍 뜨이게 하는 오 교사의 과학강의에 대한 소문은 학교 울타리 밖으로도 퍼졌다. 한국무선국관리사업단이 발행하는 잡지 <전파> 에 ‘재미있는 과학 이야기’가 연재(2002~2002년) 되기 시작하더니, 정보통신부 발행 잡지와 SK 등 기업 사보에 ‘에피소드 과학사’란 제목으로 오 교사의 강의가 연재됐다. 전파>
이런 ‘스타강사’의 후광을 업고 지난해에는 이름도 기묘한 ‘여학생 친화적인 과학반’이 만들어졌다. 예문여고 과학동아리 ‘유레카’의 다른 이름으로, 여학생들에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과학 동아리란 의미이다. 이 동아리는 부산과학교육원이 주관하는 <별축제> (2007년4월), 부산시교육청 개최 <과학탐구대회> (2007년6월) 등 숱한 대외 행사에서 수상했다. 과학탐구대회> 별축제>
지난 4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과학축전에서 ‘유레카’ 소속 학생들은 직접 ‘과학탐구체험 부스’를 차리고 학교에서 배운 것들을 일반인에 시연하는 행사도 가졌다. 삼투압 원리를 이용해서 금속염(앙금)을 키우는 ‘화학정원’ 등이 어린이들은 물론 일반인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이처럼 과학문화 저변확대와 과학의 대중화를 위해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룬 오 교사에 대해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문화재단이 ‘이달의 과학문화인상’ 7월 수상자로 선정했다.
그러나 수상 기쁨도 잠시. 오 교사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렇게 해도 수능 시험에서 과학(과학탐구)을 선택하는 학생들이 줄고 있습니다.” 오 교사는 “과학 교육의 성패가 미래의 국가 경쟁력으로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며 교육 당국과 학생들이 과학에 보다 관심을 가져 줄 것을 당부했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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