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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묵묵부답…금강산 문제 장기화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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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묵묵부답…금강산 문제 장기화하나

입력
2008.07.21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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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 해결 방안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정부는 북한과의 합동조사를 통해 이번 사건의 진상을 명백히 밝힌 뒤 관광객 안전을 제도적으로 확립하기 전까지는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사건 발생 열흘이 지나도록 계속되는 북한의 묵묵부답에 합동조사는커녕 핵심 책임자 간 대화도 제대로 진전되지 않아 관계 당국이 애를 태우고 있다.

통일부는 20일 합동대책반 3차 회의를 갖고 이번 사건에 대해 논의했지만 뚜렷한 대책은 내놓지 못했다.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고 박왕자씨가 묵었던 금강산 비치호텔의 CCTV 배치도와 관광객들이 찍어온 현장 주변 사진 등을 정밀 분석하고 있다”면서 “북한 주민들은 이번 사건을 모르고 있는 것으로 확인 됐으며 북한의 통상적 (대남) 비난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개성관광 중단 가능성과 관련, “현재로서는 중단까지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 여러 가지 사항을 점검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결론적으로 이 문제 해결에 열쇠를 쥐고 있는 여전히 북한이 우리의 요구에 외면하고 있어 사건의 진상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얘기다. 때문에 정부는 현재 여러 루트를 통해 북한이 이 문제에 전향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종용하고 있다. 이 문제가 장기화할수록 관광 중단은 물론, 북한에 대한 각종 물자 지원도 중단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내세워 북한의 태도 변화를 주문하고 있다.

계속 북한이 등을 돌릴 경우 정부는 국제사회와의 공조 여부도 검토 중이다. 22~24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이 문제를 공론화하는 것과 함께 8월 5, 6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미국과 공조를 취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여기에는 8월 11일께 미국의 대북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가 예정돼 있는 만큼 이를 계기로 한반도 안보기류의 변화가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나서게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포함돼 있다.

북한이 우리 요구에 호응함으로써 원만한 해결을 모색할 것인지, 아니면 강경 기조가 계속 유지될 것인지 예단하기는 어렵다. 다만 국제사회의 지원이 절실한 북한 내부 사정을 감안하면 북한이 정부 조사단 방북을 곧바로 수용하지는 않더라도 일차적으로 당국자 간 대화에만이라도 나설 경우 양측이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갈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 북한의 강경파인 군부가 개입돼 있는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은 남북 간 대화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국민의 안전을 이유로 대북 강경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우리와 군부가 강경 분위기를 이끌고 있는 북한 사이의 대치가 계속 이어질 경우 금강산 문제의 장기화는 물론, 남북관계가 최악의 경색국면으로 빠져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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