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달 말 예정된 미 민주당 대선후보 버락 오바마(사진) 상원의원의 이라크 방문이 미국 방송 사상 보기 드문 대형 이벤트가 될 전망이다.
브라이언 윌리엄스(NBC), 찰스 깁슨(abc), 케이티 쿠어릭(CBS) 등 미 3대 방송사의 스타 앵커들이 오바마 의원의 이라크 방문에 동행해 취재 경쟁을 할 예정이다. 이들은 3월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의 이라크 방문 때는 미국에 머물러 있었다. 오바마 의원의 이라크 방문이 미국인사이에 얼마나 뜨거운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그러나 오바마 의원의 이라크 방문 이벤트가 그에게 득이 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17일 뉴욕타임스(NYT)는 이라크 주둔 미군 및 현지인들과의 인터뷰를 인용, “아랍계 부친을 둔 오바마 의원에 대해 이라크 국민들이 벌써부터 호감을 보이고 있다”며 오바마 의원의 이라크 방문이 대선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신문은 오바마 의원의 이라크 주둔 미군 철군 공약과 관련, “적지 않은 이라크인들이 미군에 의해 가족과 친지들이 목숨을 잃는 것에 염증을 느끼고 있다”며 “현지 분위기가 미 유권자에게 알려지면 오바마 의원의 공약이 힘을 얻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라크 정부의 공무원으로 있는 사드 술탄은 “이라크인들은 오바마 의원의 아버지가 한때 이슬람 신자였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오바마 의원이 아랍 국가와 미국과의 관계에 새 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바마 의원이 미국 사회에서 차별 받아온 흑인이라는 사실도 서구 열강에 의한 핍박의 역사를 갖고 있는 이라크 국민들에게 동질감을 느끼게 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반면 오바마 의원의 이라크 방문으로 군사ㆍ외교가 미 대선 쟁점으로 부각돼 이 분야에서 강점을 가진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가 유리해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미 정치 전문지 CQ폴리틱스는 “오바마 의원의 이라크 철군 공약은 지난해 이라크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져 미군 사망자가 속출하던 때에 만들어진 것”이라며 “이번 방문으로 이라크 전황이 바뀌었는데도 오바마 의원이 공약에 집착한다는 인상을 줄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매케인 의원은 “오바마 의원의 이라크 방문은 한마디로 정치적 스턴트 쇼”라며 “오바마 의원은 이라크에서 과시용 퍼포먼스를 하지 말고 진짜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찾아 다녀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