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숭례문 화재로 목조문화재 보호에 관심이 커진 가운데 팔만대장경과 가장 오래된 목불상인 통일신라시대 쌍둥이 비로자나불 등 국보급 문화재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경남 합천 해인사의 정기소방훈련이 15일 실시됐다.
하안거 중인 해인사 스님들과 합천 소방서 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가한 이날 훈련에서는 특히 국내 최초로 화재 시 건물 지하로 비상 하강하는 시스템을 갖춘 대비로전 쌍둥이 비로자나불의 하강 모습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주지 현응 스님은 “대비로전의 화재감지 센서에서 조그마한 불꽃이라도 감지되는 순간, 쌍둥이 비로자나불이 승강기로 2,3초 만에 지하 6m의 별실로 비상 하강하도록 돼 있다”면서 “이는 향후 목조문화재를 보호하는 장치의 모범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로자나불이 하강된 후 2개의 차단문이 닫히면서 지하 별실은 대비로전 내의 불길에서 완전 차단됐다. 지하 별실은 폭 2.6m 높이 3.7m 크기로 두께 30cm의 콘크리트로 돼 있어 불길에서 안전하다는 게 해인사 측의 설명이다.
대적광전에 화재가 나 대비로전 등 주변 건물로 옮겨 붙는 상황을 가상해 실시된 이번 모의 소방훈련은 1단계로 해인사 스님들이 자체 소화전으로 소화를 시도하고, 2단계로 합천소방서가 참가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대적광전 내 법기보살과 관음보살상 등 반출, 옥외 소화전으로 살수, 판전 주변 소화전 가동 등을 점검했다.
해인사에는 대비로전 비상하강시스템 외에도 세계문화유산인 팔만대장경(국보 제32호)과 장경판전(국보 제52호) 보호를 위한 화재감지기, 청정소화기, 감시카메라 등의 안전시설이 설치돼 있다.
남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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