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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회 한국대교구장 취임하는 암브로시오스 대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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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회 한국대교구장 취임하는 암브로시오스 대주교

입력
2008.07.17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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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교회의 가르침을 전하려고 합니다.”

정교회 한국대교구 교구장이 20일 바뀐다. 암브로시오스 아리스토텔레스 조그라포스(48) 대주교가 서울 아현동 성 니콜라스 대성당에서 착좌(취임)식을 갖고 30여년간 한국정교회를 이끈 초대 교구장 소티리오스 트람바스 대주교의 뒤를 잇는다.

15일 성니콜라스 대성당에서 만난 암브리시오스 대주교는 행사 준비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잠시 짬을 내 기자와 마주 앉은 그는 교구장 취임 소감을 묻는 질문에 정교회를 소개하는 것으로 말문을 열었다.

“정교회는 초대교회로부터 2,000년 동안 사도전승과 교회전통이 끊이지 않고 이어져오고 있는 교회입니다. 그리스정교회, 러시아정교회 등 지역을 딴 명칭 때문에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정교회는 하나의 교회이며, 가장 오래된 교회입니다.”

그리스 에기나섬 태생인 암브로시오스 대주교는 1998년 12월부터 한국에서 사목활동을 시작했다. 올해로 10년째다. 아테네대학 신학과를 졸업하고 85년 부제 서품을 받은 뒤 이집트 시나이산에 있는 성 카테리나 수도원 등에 있다가 91년 사제 서품을 받았다.

미국 프린스턴신학교를 거쳐 아테네신학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한국에 왔다. 그는 지난 5월 세계총대주교청의 시노드를 통해 임명된 한국대교구 대주교이면서, 한국외대 그리스어학과 교수로도 일하고 있다.

정교회는 한국에 들어온 지 108년이나 되지만 그다지 알려지지 않아 신도가 3,500여명에 불과해도 소명 의식은 크다. “요즘은 초대교회에 관심을 갖는 한국인이 많습니다. 한국에는 새로 생겨난 교회가 많아 50년도 채 안 되는 교회들도 있는데, 초대교회의 가르침을 올바르게 잘 전달하는 데 큰 책임감을 느낍니다.”

초대교회는 어떤 모습인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사도들의 공회는 아주 민주적이었습니다. 교황이 결정하면 따르는 가톨릭의 수직적인 모습과는 다릅니다. 한 사람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한 자리에 모여 논의해 결정하고 그에 따르는 수평적 구조였습니다.

이런 차이가 1054년 동ㆍ서교회 분열의 가장 큰 원인이었습니다.” “개신교는 16세기에 1,500년간의 사도전승, 성사 등을 버리고 성서 하나만 갖고 가톨릭에서 나왔습니다. 당연히 차이점이 많습니다.”

이런 차이에도 불구하고 정교회는 모든 교회를 존중하며 교회간 일치와 지속적인 관계 유지에 노력하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에 가입해 신학모임, 교회일치모임에는 적극 참여하고 있지만 정치적 활동에는 관여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예수는 빌립보에게 ‘와서 보라’고 했습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우리 성당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습니다. 종교는 강압이 아니라 자유롭게 선택하는 것입니다. 원치 않는 집의 초인종을 누르거나 하는 선교는 하지 않습니다.” 정교회를 어떻게 알릴 계획이냐는 물음에 대한 대답이다.

10년 전 소티리오스 대주교의 부름을 받고 미국, 캐나다 등의 대학교수직과 대주교직 제의를 물리치고 한국에 오기로 결정하면서 그는 한국에서 삶을 바치기로 작정했다고 한다.

“그리스와 한국은 다같이 역사가 오래된 민족으로, 예절이 바르고 정(情)이 많다는 것이 닮은 점입니다.” 그는 불교, 샤머니즘 같은 여러 종교를 존중하며 언어, 문화 등 한국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신약성서가 처음 편찬될 당시 쓰여졌던 고대 그리스어로 된 정교회의 성서를 여건이 허락하는 대로 한국어로 번역할 생각이다. “성서 이해에 큰 차이가 있습니다.

한국 목사들은 개인적 생각으로 성서를 이해하기 때문에 해석이 달라져 분열이 있지만, 정교회는 초대 교부들의 가르침을 통해 하나의 올바른 가르침이 이어져 내려왔습니다.

그리스에 가서 파르테논 신전에는 올라가지도 않고 버스에 앉아 있기만 하는 기독교인도 있습니다. 우상숭배라고요. 그리스인들이 올림푸스의 신들을 믿던 당시 사도 바울이 아무런 거리낌없이 복음을 전하던 모습을 잊어버린 것입니다.”

20일 오전 11시에 열리는 암브로시오스 대주교의 착좌식에는 그리스에서 성직자와 신자 등 70여명이 축하사절로 참석한다.

글ㆍ사진=남경욱 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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