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융시장이 흔들려도 유럽ㆍ일본이 버텨주고 신흥공업국의 성장엔진이 식지 않는다면 전반적 세계경제는 괜찮을 것”이라는 ‘디커플링’(탈동조화) 희망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선진국 중 가장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던 독일마저 최근 경제성장률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고, 미국의 국책 모기지 보증업체 패니메이와 프레디맥 주식과 채권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일본ㆍ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가 폭락하는 등 미국 발 금융위기가 전세계로 확산하고 있다고 16일 보도했다.
패니메이와 프레디맥 위기는 미국 정부가 적극적인 구제에 나선만큼 양 업체에 투자한 전세계 은행들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결국 증시폭락은 원인은 “미국 정부가 금융위기 확산은 막기 위해 퍼붓는 구제자금이 늘어날수록 미국 경제는 더욱 깊은 수렁에 빠질 것이며 결국 전세계 실물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불안심리 확산에서 찾아야 한다”고 WSJ은 분석했다.
미국경제의 대안인 유럽마저 침체
스페인 최대 건설업체인 마르틴사 파데사가 미국 정부가 패니메이와 프레디맥 지원책을 발표한 다음날인 16일 파산보호 신청을 하자, 미국의 부동산 폭락에도 불구 그 동안 낙폭이 작었던 유럽 부동산 시장에도 거품붕괴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돌고 있다. 이날 런던증시는 2.4% 폭락했다. 같은 날 유럽경제의 버팀목이던 독일에서 발표된 기업 투자심리 지수는 1990년대 초 불경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독일 대표기업인 전자업체 지멘스와 소비재 업체인 헨켈 등이 최근 대규모 감원을 발표한 점을 감안하면, 투자심리 위축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프랑스 은행 소시에테제네랄은 “유럽의 경제성장률이 올해는 1.1%, 내년에는 0.4%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아시아 물가상승이 금융불안 심화
세계 3대 경제대국인 일본은 최근 올해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하는 등 경기침체가 현실화하고 있다. 일본은 은행들의 대출억제 속에 최근 중소기업 부도율이 급증하고 있다. 게다가 물가마저 15년 내 최고치로 치솟아 실물경제로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아시아 국가 신흥국가들도 생필품과 원자재 연료가격 상승으로 신음하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16일 “아시아 각국 중앙은행들은 경제성장의 동력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물가를 안정시켜야 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는 구로다 하루히코 아시아개발은행(ADB) 총재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미국 양대 모기지 보증업체 지원책 발표 다음날 일본 최대은행 미쓰비시UFJ와 2대은행 미쓰이스미토모의 주가는 각각 5.3%와 6.1% 폭락했다. 크리스틴 리 일본 KBC증권의 은행담당 애널리스트는 “패니메이와 프레디맥 증권이 위험하다고 말하긴 힘들다”며 “이번 증시폭락은 미국 정부보증 채권마저 안전하지 않다는 경제전반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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