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는 짧고 구차한 변명과 자기합리화, 상대에 대한 공격은 길고 집요했다. 그저께 밤 방영된 MBC 의 모습이었다.
4월 29일 방송된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가 ‘진실을 왜곡했나’하는 스스로의 질문에 대해 내린 결론은 “절대 아니다”였다. 잘못이라면 번역 자막을 꼼꼼히 챙기지 못한 것, 일부 의역을 한 것, 유전자형 통계를 광우병에 걸릴 확률로 표현한 것이라고 했다. 그런 일들 역시 어떤 ‘의도’가 있었던 게 아니라, 단순한 실수에 불과하다는 주장이었다. 미국산>
우선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이런 실수들이 사실의 과장이나 왜곡과 무관하다는 태도다. 두 번이나 잘못을 인정한 ‘광우병에 걸렸을 수도 있는 소’를 ‘광우병에 걸린 소’로 단정한 것 역시 생방송 도중의 진행자 말 실수였다는 얘기다. 이런 해명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은 공영방송으로서의 ‘치명적 실수’에 대해 응당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러나 짧은 해명 뒤에 이어지는 긴 반박을 보면, 검찰에 자료 제출까지 거부하고 있는 이 자기 방어논리에만 빠져 있는 점이 드러난다. 그것을 위해 검증되지 않은 미국 현지 언론보도까지 찾아내 인용했다. 문제의 다우너 소 동영상을 제공한 미국 동물보호단체 휴메인 소사이어티의 관계자를 찾아가 한국의 ‘촛불시위’를 거론하며, ‘주저앉은 소’의 정확한 표현은 ‘광우병 의심소’라는 말까지 이끌어 냈다.
역시 사실관계의 검증이 필요한 사안인데도 은 이로써 정당성이 입증된 것처럼 주장하면서, 오히려 일부 보수신문들의 왜곡, 과장보도에 대해 조목조목 사례를 들어 비판했다. 일리 있는 지적이지만, 진행 중인 수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검찰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강행한 해명방송에서 시청자들이 기대한 것은 의 진실하고 냉정한 증언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자기 주장과 변명의 되풀이였다. 그것이 정말 진실임을 입증하기 위해서라도 은 검찰수사에 떳떳하게 응해야 한다. ‘방송 탄압’이라며 거부만 하면 ‘의심’이 더 커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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