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한국 독자들이 일본 최고의 문학상으로 오해하는 상이 있다. 그 유명한 아쿠타가와상이다. 사실 그리 대단한 상이 아니다. 딱 부러지게 정해진 규정은 없다는데, 한 문예잡지가, 대략 경력 10년 미만의 무명에 가까운 신인 소설가들이 한 해 동안 문예지 등에 발표한 중단편 소설들 중에, 딱 한 작품을 골라 거대한 명예와 소정의 상금을 몰아주는 것이다. 일단 그 상을 받게 되면 그 수상작가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스타가 된다.
일본소설 시장의 크고 작은 목소리들이 그 한 사람에게 집중되고, 스스로 옥석을 고르기보다는 그런 목소리들에게 의지하는 독자대중의 열렬한 사랑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그 상은 노골적인 스타소설가 만들기 프로젝트인 것이다. 무명 신출내기에서 한순간에 일본소설계의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최고의 신인 소설가로 격상 된 그 수상작가는, 심지어는 현해탄 건너 한국 독서계에서는 일본 최고의 소설가로 자리매김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일본작가가 이후에 쓰는 거의 모든 소설은 ‘아쿠타가와상 수상 작가의’라는 형용사를 달고, 작품의 질과는 상관없이 상찬 홍보 되는 것이다. 독자들은 무슨 상을 받았다면 일단 대단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그 상 자체가 별 게 아닐 때도 많은 법이다.
소설가 김종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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