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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 유일 채널 현대도 '빈손'… 장기화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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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 유일 채널 현대도 '빈손'… 장기화 불가피

입력
2008.07.16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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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관광객 박왕자(53ㆍ여)씨 피격 사망 사건 해결의 열쇠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현대아산 윤만준 사장의 방북 협상이 사실상 실패로 돌아감에 따라 사건이 장기 미궁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 남북간 대화 채널 끊어져

그간 북측은 우리 정부의 합동조사 제의를 비롯해 모든 관변 단체의 요구를 묵살한 채 유일하게 10년간 사업을 함께 해온 현대아산과의 대화 채널만 유지해왔다. 하지만 이 창구마저 북측과의 강경한 태도에 막혀 사실상 끊어짐에 따라 현재는 박씨 사건과 관련한 남북간의 대화 통로는 완전히 차단된 셈이다.

더구나 우리 정부가 이번 박씨 피격 사건과 관련해 악화된 여론을 의식, 당분간 대북 강경 자세를 취할 태세여서 남ㆍ북 간의 관계는 더욱 악화 일로를 걸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될 경우 진상 파악의 키를 쥐고 있는 북측과의 합동 조사 가능성은 더욱 멀어져 결국 이 사건은 장기 미제로 남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

■ 관광 중단 장기화하진 않을 듯

박씨 피살 사건으로 남북 정부 간의 관계는 악화됐지만 중단된 금강산 관광은 장기화 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우선 윤만준 사장의 방북 때 북측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 책임자가 “(우리도) 이번 사건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상당히 고민하고 있다”고 말해 금강산 사업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또한 북측은 지난 한해에만 금강산 관광으로 약 2,400만달러의 외화를 벌어들이는 등 금강산 관광 사업은 북측으로서는 가장 확실하면서도 안정적인 현금수입원의 하나다.

올해로 금강산 관광 사업이 10년째를 맞는다는 점에서 금강산 관광 수입으로 들어오는 달러를 받아 쓰는 북한 내 정부기관이 정해져 있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당장 이 수입이 끊어지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어 북측도 금강산 관광을 마냥 중단시킬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우리 정부와 현대아산 측도 금강산 관광 중단으로 손해를 보는 금강산 내 민간사업자들을 외면할 수만은 없어 어떻해서든 실마리를 풀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 현 회장-김 위원장 카드 부상

전문가들은 단절된 남북 간의 대화 채널을 재가동하고 금강산 사업을 조기에 재개할 수 있는 방법은 남북 고위층 간의 만남이 최선이라고 입을 모은다. 현재 남북 간의 대치 분위기를 감안할 때 남북 정상 간의 회담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현재 가장 개연성이 높은 것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만나는 카드다.

김 위원장과 현 회장은 그간 수차례 평양에서 회동했을 뿐만 아니라 상호 이해의 폭도 넓어 만남이 이뤄질 경우 의외로 모든 문제가 일괄 해결될 수도 있다. 더구나 현 회장은 10월 평양 유경 정주영체육관 개관 5주년 기념식 참가차 방북할 예정이다. 따라서 이때 김 위원장과 현 회장 간의 면담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현재 현 회장의 방북은 확정된 사안은 아니다”며 “우선 사건 진상조사와 재발방지를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웅 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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