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한미약품 "이젠 오리지널 신약 개발로 승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한미약품 "이젠 오리지널 신약 개발로 승부"

입력
2008.07.16 06:18
0 0

경기 화성시 동탄면 한미약품 연구 센터. 항암제 개발 실험실로 들어가는 절차는 까다롭고 복잡했다. 우비 모양의 전신 겉옷을 입고 머리에 모자를 쓴 다음, 몸에 붙어 있는 이물질 제거를 위해 강한 바람이 뿜어져 나오는 ‘에어워시’룸을 통과해야만 비로소 항암제 실험실에 도달할 수 있었다.

“생체 실험에 사용되는 동물들이 조금이라도 오염 물질에 노출되면 실험 결과에 커다란 오차가 발생할 수 있거든요.” 안내를 맡은 약리독성팀 박수일 연구원의 설명은 진지했다.

이곳은 오리지널 신약 성분을 변경, 특허 침해를 피한 ‘개량신약’ 분야에서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한미약품의 심장부다. 236명의 연구원들이 모여 개량신약은 물론 바이오와 신약 개발 등을 연구하고 있다.

국내 개량신약 가운데 출시 5년 만에 처음으로 처방량 5억정을 돌파(6월30일 기준)하며 국민 고혈압 치료제로 자리 잡은 ‘아모디핀’도 이곳에서 잉태됐다. 상반기까지 아모디핀의 누적매출액은 1,817억원. 고혈압 치료제 분야에서 철옹성을 지켜온 미국계 제약 회사인 한국화이자의 히트상품 ‘노바스크’를 복용했을 때와 비교하면, 지금까지 531억원의 약제비를 절감한 것으로 추산된다.

“개량신약은 오리지널 신약을 기반으로 개발되기 때문에 개발기간이 짧고 비용도 적게 들죠. 개량신약 개발을 많이 시도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원래 오리지널 신약 보다 더 좋은 효능을 가진 개량신약을 값싼 가격으로 시장에 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사회적으로나 국가적으로 막대한 약제비 절감 효과를 거둘 수도 있습니다.” 개량신약연구팀을 이끌고 있는 서귀현 박사는 개량신약만이 가진 장점을 이렇게 소개했다.

이곳에서 빛을 본 비만치료제 ‘슬리머’ 역시 출시 1년 만에 448만정의 누적 처방량과 210억원의 누적 매출실적을 올리면서 그 동안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절대강자로 군림해 온 미국계 한국애보트의 수입약 ‘리덕틸’을 정상에서 밀어냈다. 이 밖에도 어린이 해열시럽제 ‘맥시부펜’을 비롯해 혈전용해제 ‘피도글’, 위궤양치료제 ‘에소메졸’ 등도 한미약품이 내놓은 히트 개량신약이다. 이들의 선전 덕분에 1997년 10위에 머물렀던 한미약품의 국내 제약업계 순위는 2006년엔 ‘넘버2’까지 수직 상승했다.

하지만 제약업계 특성상 신약 개발 없이 글로벌 시장에서의 독자 생존 가능성은 희박하다. ‘카피’ 약보다는 업그레이드된 개량 신약이라지만, 우리나라 제약사들도 이젠 진짜 오리지널 약을 만들 때도 됐다. 한미약품이 2000년부터 구슬땀을 흘리며 신약 개발에 열중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미약품은 현재 신약 제품 출시 직전 단계(임상실험 2상)인 경구용 항암제 ‘오락솔’이 내년도 출시가 예상되는 가운데 성장호르몬를 비롯해 간염과 당뇨병, 심장병 치료제 등의 신약후보물질이 국내외에서 임상실험 전 단계에서 개발을 진행 중이다.

신약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이관순 연구센터장은 자신감이 있다고 했다. “(신약 개발에 몰두한지도) 어느덧 8년이란 세월이 흘렀네요. 오랜 산고끝에 이제 곧 자식이 태어나려고 합니다. 그 자식이 태어나 생명 연장의 소중한 꿈을 이뤄주기를 바랄 뿐입니다.”

허재경 기자 ricky@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