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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이원화' 먹거리는 비싸도 안전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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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이원화' 먹거리는 비싸도 안전하게…

입력
2008.07.15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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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고기 뿐 아니라 수입 청포도, 수입 삼겹살 등에서 유해물질 검출 소식이 자꾸 들리니 비싸긴 해도 안전한 걸 찾게 된다. 청과물도 우리 땅에서 난 것만 먹기로 했다.”

초등학생 자매를 둔 주부 황보영(38ㆍ서울 영등포구)씨는 요즘 쇠고기를 살 때 값이 비싸더라도 꼭 브랜드 한우를 고집한다. 돼지고기 등 다른 육류나 과일도 마찬가지다. 광우병 파동을 겪으면서 평소 무심했던 먹거리 안전문제에 바짝 신경이 곤두서는 탓이다.

초등학생 아들을 둔 직장여성 한은경(40ㆍ서울 동작구)씨는 의류구입은 최대한 자제하고 웬만한 생활용품은 할인점 특판 코너를 이용한다. 지난 주말엔 깔깔한 여름용 이불과 베갯보를 각각 2만원과 5,000원대에 특판 한정상품 코너서 ‘건졌다’. “물가가 오르니까 생필품은 싼 걸로 사게 된다. 백화점 물건처럼 폼 나진 않아도 시원하고 면 100%라 얼른 집었다”고 했다.

극심한 경기 침체가 소비 트렌드를 바꾸고 있다. 건강과 직결되는 먹거리는 비싸도 믿을만한 상품으로, 소모성 생필품은 좀 더 싼 제품으로 소비 이원화가 시작된 것이다.

14일 GS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3일까지 매출 집계 결과, 야채 양곡 과일 축산 등 농산물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8.6% 늘었다. 특히 상대적으로 비싸고 품질 좋은 유기농 채소의 매출은 10.3% 늘어났고, 가격이 비싼 갈치도 29.8% 급증했다. 쇠고기도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증가가 두드러져 안성맞춤 한우와 같은 브랜드 쇠고기는 46.1%나 매출이 올랐다. 반면, 일반 한우는 10.6%, 호주산은 26% 각각 감소했다.

이마트가 같은 기간 집계한 자료도 프리미엄 브랜드 한우는 매출이 30% 증가한 반면, 일반 한우는 12% 감소했다. 유기농 야채와 과일류는 11.8% 증가했다.

먹거리와 달리 소모성 생활용품은 할인점이나 천원숍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 GS마트에서 판매하는 천원숍의 다이소 제품들은 전년 대비 34.1%나 매출이 증가했다. 의류의 경우 유아동복 매출은 백화점 고객이 할인점으로 이동하며 성장세이지만, 성인용 의류는 감소세다. 이마트에 따르면 유아동복은 4.5% 성장했으나 남성복과 여성복은 각각 5%, 1.4%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꼭 필요한 곳에만 돈을 쓰려는 소비심리가 확산되고 있다”며 “먹거리 등 건강 관련 상품에는 가치소비를, 소모성이나 기호 제품에는 가격소비를 하는 이원화가 심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성희 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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