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를 시작으로 ‘북창동(BCD) 순두부’ 성공 신화를 일궈낸 재미동포 이희숙(49) 씨가 이번에는 김치로 미국 주류사회의 문을 여는데 성공했다.
이 씨는 14일 “10개월에 걸친 엄격한 검증 관문을 거쳐 지난달 23일부터 대형 도매업체인 ‘샘스’에 김치를 납품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씨가 어려움을 무릅쓰고 김치를 미국 주류사회에 납품하게 된 것은 한국음식을 세계에 알리는, 일종의 민간 외교관이라고 생각에서 비롯됐다.
이 씨는 앞서 미국 내 10곳에 전문점을 여는 등 순두부 찌개를 ‘국제화’ 해 역으로 한국과 일본에도 지점을 냈다. 그의 북창동 순두부 LA월셔점에선 점심시간이면 외국인까지 줄을 서 차례를 기다릴 정도다.
순부두 찌개로 성공한 지 10년 만인 2006년 이 씨는 김치에도 손을 댔다. 로스앤젤레스 인근에서 운영되던 ‘하선정 김치’를 인수한 이 씨는 배추의 입고에서 출하까지 생산 자동화를 통해 품질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판로를 찾아 나선 이 씨는 먼저 중국계를 상대로 김치의 상품성을 노크했다.
차이니즈 아메리칸을 상대로 하는 99랜치마켓과 홍콩마켓, SF마켓 등 3대 주요마켓에서 김치를 팔기 시작한 결과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자신감을 얻은 이 씨는 주류시장 개척을 위해 대형 도매업체인 샘스의 문을 두드렸으나, 샘스는 우선 미국 정부가 인정하는 기관의 인증을 요구했다.
그러나 미국에서 김치 인증을 받기란 쉽지 않았다. 일리노이주에 있는 ‘실리커(Silliker)’는 무려 10개월에 걸쳐 김치의 품질은 물론 환경, 생산시설, 공장관리, 맛 등 각 분야를 꼼꼼히 점검했다. 이 과정에서 한 차례 테스트 통과에 실패했지만 미비점을 보완한 끝에 올 4월 마침내 합격 통지서를 받았다.
샘스가 실리커의 합격 통지에 만족해 하면서 하선정 김치는 현재 6개 샘스 매장에 납품되고 있다. 또 다른 도매업체인 ‘코스트코’는 양념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개발한 ‘숨은 김치’를 판매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 이 씨는 닭고기를 유난히 즐기는 히스패닉계가 육개장 맛에 반해 있다는 사실에 착안, 닭개장의 상품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씨는 “마음먹은 김치의 상품화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한국 정부나 기업도 이번 사례를 토대로 노력하면 김치는 분명 세계인이 즐기는 식품이 될 것”이라고 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저작권자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저작권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