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의 스발바르 군도에 위치한 도시 롱이어비엔(longyearbyen)에는 사망자가 한명도 없다. 죽음 자체가 허락되지 않기 때문이다.
북위 78도에 위치한 롱이어비엔은 노르웨이 북쪽 해안과 북극 사이에 있는 스발바르 군도 중 가장 큰 섬에 위치한 지구 최북단 도시다. 인구 1,500명의 이 도시의 문제는 추운 날씨뿐이 아니었다. 주민들은 영구 동토층에 매장된 시신이 썩지 않는 상황 때문에 장례 문제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영국 BBC방송은 12일 “이 도시 주민들은 썩지 않는 시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시 안에서는 사람이 죽을 수 없다는 규정을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이 규정 때문에 임종이 임박한 사람은 헬기 등을 타고 다른 곳으로 옮겨가야 하고, 중병에 걸린 사람도 노르웨이의 다른 지역으로 보내져 생을 마감한다. 북극곰이 많은 이 곳의 대학생들도 입학과 동시에 사격 연습을 해야 한다. 북극곰에 의해 죽음을 당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지구 온난화가 진행되면서 죽음 없는 이 도시의 장례 문화도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시신이 썩지 않는 것을 더 이상 고민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지금 롱이어비엔에서는 주변의 빙산들이 하루가 다르게 녹아 내리고 있고 한겨울에도 더 이상 물이 얼지 않는다.
채지선 인턴기자(이화여대 정외과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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