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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 위기대응 지침 없이 10년 對北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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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 위기대응 지침 없이 10년 對北사업

입력
2008.07.14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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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사건에 초동 대처하는 과정에서 늑장 대응하고 부실한 보고를 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위기관리 시스템에 중대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1일 오전 5시께 사건이 발생하고 8시간30분이 지난 오후 1시간30분이 돼서야 이명박 대통령이 보고를 받은 것은 허점이 있어도 대단히 큰 허점이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13일 “왜 사건 발생 4시간 이상 지나서야 북측이 현대아산에 통보했고, 또 2시간이 걸려 통일부에 통보됐는지, 다시 대통령에게 보고되기까지 2시간이 더 걸렸는지에 대해 경위를 파악 중”이라며 “위기대처와 보고 시스템에 하자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청와대도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는 얘기다.

정부 당국이 사건을 인지하는데 6시간 이상 걸리면서 시작부터 꼬였다. 북측은 사건 발생 후 4시간20분이 지난 오전9시20분 현대아산에 알렸고, 현대아산은 2시간10분 후인 오전11시30분이 돼서야 통일부에 이를 통보했다. 올해로 금강산 관광이 시작된 지 10년이 됐지만 제대로 된 위기관리 시스템은 없었다.

통일부 고위관계자는 “문제가 생기면 빠른 상황전달이 중요하다”면서도 “어떻게 언제까지 알려야 하는지 체계적인 매뉴얼은 없고 그저 현대아산의 선의에 의존하는 상황”이라고 자책했다.

청와대 내부 보고체계도 신속하게 작동하지 않았다. 오전11시40분 청와대 위기정보상황팀은 국정원과 통일부 첩보를 토대로 총격사건을 인지해 정정길 대통령실장과 김성환 외교안보수석에게 구두로 보고했다. 곧 이어 합참에서 “앰블란스가 동해 출입사무소(CIQ)를 넘어갔다. 질병사인 것 같다”는 보고가 들어와 혼선이 빚어졌지만 청와대 상황팀은 10분 후 “총격이 맞다”고 정 실장과 김 수석에게 2차로 구두 보고했다.

문제는 그 이후다. 정 실장과 김 수석은 상황팀이 구두 보고를 한 후 추가로 서면 보고를 올린 오후12시50분까지 한 시간 가량을 손 놓고 있었다. 상황팀은 직제상 대통령실 소속이지만, 피격 사망사건은 외교안보수석 소관이기 때문에 이들은 서로 미뤘던 것으로 짐작된다. 김 수석은 이로부터 40분이 지난 오후1시30분 대통령에게 사건을 보고했다. 청와대 내부에서도 2시간 가까이 낭비된 셈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실이 개편된 후 청와대 보고시스템이 제대로 셋업되지 않아 시간이 걸렸던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번 사건으로 청와대 내부의 소통 부재가 여실히 드러났다”고 인정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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