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미 민주당 대선 후보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냉전시대 상징이었던 독일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문에서 연설하는 것을 막으려고 독일 정부에 압력성 요청을 했다는 보도가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주 일본에서 열린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 때 부시 행정부측 인사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외교정책 보좌관인 크리스토프 호이스겐에게 오바마 의원의 브란덴부르크 접근을 불허해 줄 것을 공식적으로 밝혀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독일 일간지 빌트가 11일 보도했다.
실제로 메르켈 총리가 G8 정상회의 직후 “브란덴부르크 문은 오직 선출된 미국 대통령에게만 허락됐다”며 “이 문을 미 대통령 선거운동 무대로 쓰는 것에 동조할 수 없다”고 밝혀 보도 내용에 신빙성을 더해 주고 있다. 오바마 의원은 이 달 24일 자신의 외교역량을 과시하기 위해 브란덴부르크 문 앞에서 특별 연설을 추진 중이며 현재 독일 정부 및 베를린 시 당국과 구체적인 일정을 조율 중이다.
미국과 독일 정부는 보도 내용에 대해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토니 프래토 백악관 대변인은 “백악관의 기본 입장은 각 대선 후보가 알아서 선거운동 일정을 결정하는 것”이라며 독일 정부 압력설을 부인했다고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들이 12일 전했다. 독일 정부측 울리히 빌헬름 대변인도 “모든 면에서 부정확한 보도”라며 일축했다.
그러나 클라우스 보베라이트 베를린 시장이 “오바마를 따뜻하게 환영하고 연설에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메르켈 총리와 대립각을 세우면서 이 문제는 독일 정치권의 논란거리로 비화했다. 이 달 초 실시된 빌트 여론조사에 따르면 독일 내 오바마 의원의 인기는 72%로, 공화당 대선 후보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11%)보다 훨씬 높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