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인 뮤지컬’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단편 소설 뮤지컬화’ ‘손드하임의 정통 계승자 마이클 존 라키우사 원작’.
15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국내 초연되는 뉴욕 오프 브로드웨이 뮤지컬 <씨 왓 아이 워너 씨> (See What I Wanna See)는 알 듯 모를 듯한 수식어로 포장돼 궁금증을 키운다. 씨>
“뮤지컬을 단순한 오락거리로 보는 경향이 있지만 저는 다릅니다. 관객들은 뮤지컬에서 노래와 춤 이상의 것을 원합니다.”
<보이첵> <고도를 기다리며> 등 고전을 각색한 독특한 색채의 작품으로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유명세를 얻은 콜럼비아 출신의 연출가 하비에르 구티에레즈(41)는 “최대한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있는 만큼 관객도 지성과 감성, 신체적인 자극을 동시에 받는 즐거운 경험을 하게 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도를> 보이첵>
<씨 왓 아이 워너 씨> 는 일본 소설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단편소설 <덤불 속에서> <용> <케사와 모리토> 를 한꺼번에 담아 ‘절대적 진실이란 무엇인가’에 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독특한 뮤지컬. 케사와> 용> 덤불> 씨>
무대를 둘러싼 사면에 모두 객석을 배치한 ‘사면 무대’에서 공연되며 사방에 설치된 스크린에는 다양한 영상이 추가된다. 여기에는 영화와 연극, 극작과 무대 디자인까지 다방면에서 활동한 구티에레즈의 경력이 바탕이 됐다. 뮤지컬 연출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음악은 그의 작품에서 늘 중요한 몫을 차지해 왔다.
“어릴 때 꿈은 변호사였는데 18살 때 처음 연극을 보고 진로를 바꿨어요. TV 없이 라디오 드라마를 자주 들으며 성장해 청각을 통해 상상하는 법을 배웠죠. 그 덕에 1992년 콜럼비아에서 연출을 시작한 이후 꾸준히 음악을 사용해 왔습니다.”
원작자 마이클 존 라키우사처럼 구티에레즈 역시 다국적 문화 활동에 관심이 많다. 콜럼비아와 뉴욕 외에도 푸에르토리코, 베네수엘라 등 남미 국가에서 연극 연출을 경험했고 이번 뮤지컬은 그가 아시아로 활동 영역을 넓히는 첫걸음이다. 내년에는 독일 극작가 하이너 뮐러의 <사중주> 를 서울에서 한국 배우들과 함께 공연한다. 사중주>
그는 이번 뮤지컬을 “관객이 능동적으로 관여해야 하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예술가들의 힘과 관객의 힘이 작용해 일종의 협동 작업을 이루는 게 연출 의도라는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의문은 남는다. 과연 그간 보지 못했던 색다른 스타일의 뮤지컬에 한국 관객들이 마음을 열까.
“관객을 절대 과소평가하지 마세요. 관객을 평가절하하는 것은 창작자로서 자신을 낮추는 일과 같습니다. 전 이번에 제 안의 최고의 것을 끌어낼 것 같은 느낌이 오는데요?” 그는 제작사명인 뮤지컬해븐에 빗대 “한국 배우와 스태프의 역량이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에 비견할 만하게 뛰어나 요즘 ‘헤븐’(Heaven)에 있는 느낌”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공연은 8월 24일까지 계속되며 김선영 강필석 박준면 홍광호 등이 출연한다. (02)501-7888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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