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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장식미술학교 레이노 총장 디자인수도 포럼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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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장식미술학교 레이노 총장 디자인수도 포럼 참석

입력
2008.07.14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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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곳곳에 미술작품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도시계획 단계서 기획된 게 아니라 꺾꽂이 화분처럼 맨 마지막에 옮겨 놓은 것들이라 좀 어색한 느낌이었습니다."

세계적 디자인 교육기관인 파리국립장식미술학교(ENSAD) 패트릭 레이노(63ㆍ조각가) 총장은 서울의 디자인에 대해 "질서가 부족하다"며 "디자인과 건축물, 도시가 보다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도시계획 입안 단계서부터 입안자들이 디자이너들과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계디자인수도(WDC) 국제포럼 참석차 서울에 온 그는 "서울의 디자인에 대해 높은 점수를 줄 수는 없다"면서도 미래 디자인 도시로서 서울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내다봤다.

그는 "세계적인 디자인 도시는 정책 입안자와 시민들의 강렬한 열망이 있을 때 가능하다"며 "이런 측면에서 서울은 그 자질과 가능성을 갖췄다"고 말했다.

레이노 총장은 공업도시였던 이탈리아의 토리노를 예로 들어 "자동차의 도시 토리노가 디자인 시범도시로 지정돼 지원이 이뤄지자'유럽의 뉴욕'으로 색을 바꿨다"며 "서울은 세계 최고 수준의 지식과 기술 수준을 갖췄기 때문에 약간의 정책적 노력만 기울여진다면 '아시아의 맨해튼'이 되고도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많지 않은 비용으로 도시의 경쟁력과 시민들의 행복지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 바로 디자인"이라고 강조했다.

레이노 총장이 이끌고 있는 ENSAD는 1767년 루이 15세 때 개교해 조각가 로뎅, 화가 마티스 등 걸출한 예술가 등을 배출한 학교로 순수디자인서부터 응용디자인에 이르기까지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학교다.

이 학교는 지난 3월 '서울'을 주제로 한 교과목을 선택했다. 레이노 총장은 "서울이 정보통신(IT) 기술에서 화려한 것은 사실이지만, 조금 익숙해지면 오히려 이 때문에 정서적으로 메말라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며 "많은 학생들이 여기에 착안해 최첨단 기술에 디자인을 입혀 서울을 보다 서정적인 도시로 만드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디자인에 대해 레이노 총장은 "디자인은 궁극적으로 사람을 지향해야 한다"며 "도시는 자동차가 아닌 사람이 편안하게 걸을 수 있고, 걸을 때 안락함을 느낄 수 있도록 디자인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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