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더드 앤 푸어스(S&P), 무디스, 피치 등 세계 3대 신용평가 회사들이 회사 이익을 챙기기 위해 가이드라인을 무시하고 엉터리로 등급을 책정해 고객들에게 피해를 준 사실이 확인돼 비난이 일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9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10개월 동안 신용평가 회사들을 조사한 보고서 내용을 인용해 이들 회사가 모기지(부동산 담보대출) 관련 증권 등급을 평가하면서 제대로 등급 책정을 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2006년 12월 한 신용평가사 애널리스트는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관련 투자시장을 언급하며 금융시장의 위기를 이미 알고 있었음을 내비치는 이메일을 동료에게 보냈다. 당시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증권은 신용평가사에서 AAA의 최고 등급을 받았지만 결국 가치가 급락하며 금융시장을 일대 혼란에 빠뜨렸다.
지난해 4월에는 또 다른 애널리스트가 투자 위험성에 대한 평가를 절반 밖에 하지 못한 상태에서 시간에 쫓겨 등급 책정을 서둘러 할 수 밖에 없었다는 내용이 SEC 조사를 통해 공개됐다. 이 밖에 경쟁 회사에 고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신용평가사들이 등급 산정 기준을 변경할 것을 고려했으며, 애널리스트들이 수수료나 수입에 대해 의뢰인과 논의하는 것을 눈감아준 정황도 발견됐다.
크리스토퍼 콕스 SEC위원장은 “신용평가사들이 이번에 나타난 문제점을 고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지만, 신용평가 회사들의 ‘도덕적 해이’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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