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 훈련에 맞서 미사일 추가 발사 실험을 강행해 중동 지역에 일촉즉발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AP통신 등 외신은 10일 이란 국영 TV와 라디오를 인용, “이란이 페르시아만에서 지대지, 지대함, 함대공 등 다양한 종류의 미사일을 성공적으로 발사했다”며 “강력한 후트 마사일(고속 어뢰의 한 종류)도 성공리에 발사됐다”고 보도했다. 발사 실험은 9일 밤부터 10일까지 이어졌으나 정확한 시간과 미사일 종류와 수량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란에 있는 수천기의 미사일도 발사 대기 상태에 들어갔다고 이 통신은 이란 관영 IRNA통신을 인용 보도했다. 이란 혁명 수비대의 후세인 살라미 장군은 “군사 훈련과 공허한 심리 전술로 우리를 위협하려는 적에게 경고한다”며 “우리의 손은 언제나 방아쇠에 놓여있다”고 주장했다.
이란은 전날에도 호르무즈 해협 어귀에서 장거리 탄도 미사일인 샤하브-3를 포함, 미사일 9기를 발사했다. 샤하브-3 미사일은 사정거리가 사정거리가 2,000㎞로 이스라엘을 사정권에 두고 있다. AFP통신은 이스라엘 정보기관을 인용해 이란이 수백기의 샤하브-3 미사일과 이라크 주둔 미군을 타격할 수 있는 사정거리 400㎞ 단거리 미사일 수천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 실험은 이스라엘이 이란을 타격 목표로 가상해 전투기 훈련을 실시한 데 뒤이은 것이다. 지난달 초 이스라엘은 지중해 동부에서 F16, F15 등 전투기 100여대를 동원해 반경 1,500㎞ 범위의 목표 지점을 타격하는 훈련을 실시했다. 작전 범위에는 이란 남부 나탄즈의 핵시설이 포함됐다.
이란의 미사일 발사 실험으로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적대적인 아랍 국가들에 둘러싸인 이스라엘은 지난해 9월 시리아 공습에 나서 아직 가동되기 전의 핵시설을 파괴하는 등 인접 국가가 핵무장에 나서는 것을 생존권과 안보의 차원에서 무력 저지해왔다.
10일 미 워싱턴 포스트(WP)는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이 “이란의 미사일 발사가 군사적 대치 상황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스라엘과 이란 모두 군사적 행동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알고 있을 것”이라고 언급해 두 나라의 군사 행동을 경고하고 나섰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게이츠 장관은 “미국 정부는 외교ㆍ경제적 접근을 통해 이란의 정책을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란의 핵시설 건설에 반대하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스라엘이 이란 공습에 나설 경우 이란이 이스라엘 영토에 미사일을 퍼붓는 맞대응에 나서고, 이란 지원을 받는 하마스와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세계 유가 폭등과 주변국의 전쟁 개입 가능성이 역설적으로 전쟁 억지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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