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뜨고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지고 있다.” 최근 중국 관영언론과 국영방송, 포털 사이트들이 후 주석 기사를 연일 대서 특필하고 있다. 반면 불과 두 달 전 서민총리로써 인민들의 가슴을 어루만져 인기가 높던 원 총리 보도는 거의 자취를 감추고 있다.
중국에서 관영언론들의 보도행태는 정치기상도를 파악하는 바로미터란 점에서 서방 외교 소식통들은 이를 주목하고 있다.
중국 언론들의 후 주석 띄우기는 지난달 20일부터 시작됐다. 후 주석이 이날 인민일보사를 찾아 웹사이트 인민망(www.people.com.cn)을 통해 중국 네티즌들과 처음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전 언론에 소개됐다. 소식통들은 평소 딱딱한 이미지의 후 주석을 부드럽고 인정미 넘치는 모습으로 각인하려 한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 언론들은 9일 폐막한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를 전후해선 후 주석을 국제 지도자의 위상으로 격상시켜 집중적으로 다뤘다. 10일 당 기관지 인민일보를 비롯한 중국 주요 관영신문들은 1면을 후 주석 활약 기사로 도배했고 국영 방송 CCTV와 인터넷 매체들도 마찬가지였다.
이 같은 후 주석 띄우기는 무엇보다 28일 앞으로 다가온 베이징올림픽과 연관이 깊다는 분석이다. 세계 80여개국 정상이 참가하는 빅 이벤트인 개막식의 주역인 후 주석이 중량감 있는 지도자의 모습을 가질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후 주석의 이미지에 따라 중국의 국제적 위상도 더불어 올라간다는 계산인 셈이다.
이런 측면에서 실무총리인 원 총리의 ‘언론 주가’가 한풀 꺾인 것은 올림픽을 전후해 그에게 방점을 찍을 필요가 없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지난 5월 쓰촨(四川) 대지진 당시 현장을 찾아 구호ㆍ복구를 총지휘한 원 총리는 인민들 사이에서 단연 인기가 높았다. 이로 인해 당시 지진 현장을 방문한 후 주석은 원 총리의 그늘에 가려지는 난감한 경험을 했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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