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을 거듭하던 정국이 급히 안정을 되찾고 있다. 18대 국회가 어제 김형오 국회의장을 선출, 임기 개시 후 42일 만에 정상화했다. 또 한나라당이 ‘친박연대’ 등 당 밖의 ‘친박’ 세력에 대한 ‘무조건 일괄 복당’을 최종 결정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이를 평가한 것이나 박근혜 전 대표가 즉각 환영하면서 화합 노력을 시사한 것으로 보아 여당 내부를 흔들었던 계파 갈등의 최대 불씨는 꺼진 셈이다.
이런 정치흐름을 보는 눈길은 정파에 따라 다르게 마련이다. ‘친박연대’ 등의 일괄 복당으로 최대 183석에 이르는 거대 여당 탄생이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은 우선 민주당에 커다란 위협이 아닐 수 없다. 보수적 정치노선으로 보아 언제든 한나라당과 제휴할 수 있는 자유선진당 18석까지 합치면 개헌안 의결 정족수인 200석을 넘는다.
그러나 시대상황의 변화를 고려하면, 정권이 함부로 헌법을 주물렀던 과거의 악몽을 그대로 떠올릴 일은 아니다. 개헌 논의가 고개를 들고는 있지만, 권력 연장이나 국민주권 제한 등을 겨냥한 옛날식 개헌 논의와는 동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또 거대여당의 정치독점 의욕과 이에 대한 야당의 불가피한 반발이 상당한 정국혼란을 부를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적어도 과거처럼 정국혼란이 곧바로 사회혼란으로 번지기는 어려워졌다. ‘촛불’에서 확인됐듯 다수 국민은 여야가 원내에서의 대화와 타협, 정책 대결에 치중하기를 요구하고 있다.
거대여당의 탄생 전망과 자유선진당과의 제휴 움직임에서 1990년 ‘3당 합당’이 떠오를 수도 있지만, ‘총선 민의’를 기준으로 보면 속내용은 많이 다르다. ‘친박연대’는 애초에 ‘살아서 돌아오자’는 다짐으로 총선에 임했고, 자유선진당은 처음부터 한나라당보다 선명한 보수색채를 내걸었다. ‘총보수화’는 4ㆍ9 총선 민의의 두드러진 특징이었다. 정책과 이념의 사소한 차이가 거대여당 내부의 노선분화를 부르리라는 점에서라도 야당이 지레 주눅들 필요는 없다.
오히려 모처럼 찾아온 정국안정을 여야가 지혜는 겨루되, 힘은 합쳐서 경제난국의 먹구름을 내모는 발판으로 삼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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