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면 ‘패닉’(공황)이다. 주가는 한달 가까이 쉬지않고 이어진 외국인의 ‘매도’ 폭격에 연중 최저점이 결국 무너졌다. 반면 원ㆍ달러 환율은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속락했다.
외국인의 ‘셀 코리아’가 이어지면서 금융시장이 갈피를 못 잡고 대혼란에 빠진 형국이다. 정부는 9일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등이 참여하는 긴급‘경제ㆍ금융상황점검회의’를 열어 시장 동향을 점검할 계획이다. 그러나 시장의 혼란을 진정시킬지는 미지수다.
8일 코스피지수(1,533.47)는 전날보다 46.25포인트(-2.93%)나 빠졌다. 3월 17일의 종가기준 연중 최저치(1,574.44)는 물론이고 같은 날 장 중 최저점(1,537.53)도 일시에 붕괴됐다. 코스닥지수(515.92) 역시 지난달 27일 600선을 내준 이후 매일 바닥을 깨고 있다. 이날 하루만 시가총액 기준으로 무려 26조원이 증발했다.
지금 시장은 외국인의 ‘코리아 엑소더스’라 불릴만하다. 외국인은 이날까지 22거래일째 6조3,000억원 어치의 보유물량을 팔아치웠다. 특히 대형주의 피해가 컸다. 올해 누적 순매도가 19조2,523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연간 기준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 기록(24조7,117억원)도 머지않아 갈아치울 기세다.
국제유가 상승과 경기둔화, 신용위기 등 켜켜이 쌓인 악재가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하고,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외국인의 거침없는 전방위 매도가 수급을 깨뜨렸다는 분석은 이미 구문이다. 더구나 이날 폭락은 프로그램매수로 인해 턱밑까지 차오른 매수차익잔고가 10일 옵션 만기일에 쏟아져 나올 것이란 불안심리도 한몫 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 참가자들은 전날 정부의 환율 개입 선언도 이날 주가 폭락에 기름을 끼얹은 한 요인이라고 주장한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물가를 잡겠다고 환율 인하(원화가치 상승)를 유도한 게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주식을 원화로 팔아 달러로 바꾸는 외국인에겐 환차익의 기회(주식 매도)로 작용하고, ‘긴축’의 의미로 받아들인 시장에는 투자심리 위축을 불러왔다는 분석이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외환당국의 달러화 매도 개입(20억달러 추정)으로 1,032.7원에 마감했다. 전날보다 달러당 10.2원이나 떨어지며, 지난달 20일(1,028원)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고찬유 기자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