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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장르영화 날개 단 '환상특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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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장르영화 날개 단 '환상특급'

입력
2008.07.10 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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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Pifan)가 18일 개막, 경기 부천시 복사골문화센터, CGV부천 등에서 27일까지 열린다. 올해 Pifan은 '환상'이라는 기존의 정체성에다 '장르영화'라는 대중적인 성격을 가미,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려 한다.

2004년 김홍준 집행위원장 해촉으로 충무로와 부천시가 갈등을 겪으면서 영화제가 파행으로 치달은 이후 가장 알찬 영화들을 선보인다는 평가가 많다. 촌철살인의 '판타스틱한' 단편에서 칸을 열광케 한 최신작까지 '내 맛대로 골라보는 재미'가 가득하다.

■ 반전으로 개막, SF로 막 내려

39개국 205편이 상영되는 축제의 시작은 반전(反戰)영화가 알린다. 이스라엘 아리 폴먼 감독의 애니메이션 <바시르와 왈츠를> . 1982년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 당시 비극적 사건에 가담했던 병사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반전의 굵직한 목소리를 전하는 작품이다. 올해 칸영화제 경쟁부문에서 상영돼 황금종려상 수상이 점쳐지기도 했던 수작이다.

권용민 프로그래머는 "전쟁과 인간의 관계를 고발한 작품으로 고전이 될만하다"라며 "잊힌 기억을 찾아가는 한 인간의 내면을 애니메이션과 다큐멘터리의 조합이라는 새로운 형식으로 적절히 표현한다"고 말했다.

막을 내리는 역할은 <엽기적인 그녀> 를 연출한 곽재용 감독의 <사이보그, 그녀> 가 맡았다. 사이보그가 된 여주인공이 미래에서 날아와 현실에서 살고 있는 남자친구를 돕는다는 내용의 SF멜로다. 일본의 배우와 스태프들이 참여, 일본어로 완성한 다국적 영화다.

■ 경쟁부문 '부천초이스' 관심집중

개ㆍ폐막작 다음으로 눈길을 끄는 작품들은 경쟁부문 '부천초이스'에 몰려 있다. 올 상반기 국내 최고 흥행작인 나홍진 감독의 <추격자> 를 비롯해 한국형 공포물 <고死:피의 중간고사> 등 각국의 장르영화 12편이 영사기에 몸을 싣는다.

국내에선 접하긴 힘든 스웨덴(<렛 미 인> ), 칠레( <미라지 맨> ), 네덜란드(), 모로코( <오 포인트> ), 말레이시아( <칼라 말람 불란 멩감방> ) 영화 등 이색 작품이 대거 포함된 점이 눈길을 끈다.

■ 환상적인 신작과 발리우드의 매력도 물씬

장르영화 신작 30편을 상영하는 '월드 판타스틱 시네마'섹션도 주목할 만하다. 청소년들의 살인 내기라는 살벌한 실화를 소재로 한 <세븐 데이 선데이> , 남미형 스릴러물 <사타나스:살인자의 초상> 등 범죄 스릴러물이 주로 소개된다.

요란스러운 춤과 발랄한 음악이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인도 발리우드 영화의 매력에 빠져들 수 있는 자리도 마련했다. 지난해 인도 최고의 흥행작이었던 <옴 샨티 옴> 과 <유령친구 부트나스> , <조다와 아크바> , <가문의 법칙> 4편이 관객과 만난다.

살해당한 사람이 연예계 스타로 환생해 살인자에게 복수를 한다는 내용(<옴 샨티 옴> ) 등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작품들로 유쾌한 영화적 체험이 되기에 충분하다.

■ 부천은 추억에 젖어

흑백필름의 아스라한 추억을 되짚는 작품들도 상영된다. 한국영화회고전 '코드네임 도란스'는 한국과 일본, 홍콩을 배경으로 한 활극액션영화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춘다. 김수용 감독의 첩보극 <동경특파원> , 영화배우 박노식이 연출한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장르영화 8편이 스크린을 채운다.

'창조와 혁신의 역사:닛카츠 100년전'은 일본 닛카츠(日活) 영화사의 고전과 최신작을 통해 일본영화 역사의 한 단면을 들여다본다. 1934년작 <고우치야마소??> 과 2008년작 <나오코> 등 8편이 시네필을 찾는다.

올해 세상을 뜬 거장 이치가와 곤(市川崑)의 <태평양을 나홀로> 와 B급영화의 거장 스즈키 세이준(鈴木淸順)의 <우리들의 피가 허락하지 않는다> , 로망포르노의 기념비적인 작품 <꽃과 뱀> 도 상영작 목록에 올라있다.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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