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역학구도가 급변하고 있다. 7ㆍ6 전당대회를 통해 과거 열린우리당의 양대 축이던 정동영ㆍ김근태계는 사실상 와해된 반면 386 그룹이 최고위원회의의 다수를 점하며 기간세력으로 재등장했다. 8일 이루어진 당직인선에서도 386 그룹은 주요 포스트에 포진하며 ‘정세균 신주류’의 핵심으로 자리잡았다.
우선 민주당의 입인 대변인에는 손학규 전 대표 시절 원내대변인으로 대여공세의 최전선에 섰던 최재성 의원이 발탁됐다. 호남권 재선 386인 강기정 의원은 대표 비서실장을 맡게 됐다. 후속당직 인선에서도 오영식 전 의원 등 386들이 대거 거론되고 있다.
당직 인선의 다른 포인트는 4선의 이미경 의원이 사무총장에, 3선의 박병석 의원이 정책위의장에 내정된 다선 의원의 전면 배치다. 정 대표가 계파색이 옅은 두 중진을 발탁한 것은 외부 입김에 흔들리지 않고 당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가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박 의원의 정책위의장 내정은 ‘충청권 껴안기’의 측면도 있다.
그렇다고 정 대표가 자기 세력을 확실히 구축했다고 볼 수는 없다. 정 대표의 당선에는 손학규계, 친노(親盧)계, 김근태계 등의 느슨한 연대가 큰 힘이 됐기 때문이다. 당 관계자는 “적어도 이번에는 정세균으로 가는 게 맞다고 여러 계파가 생각했고 손학규계의 지원이 결정적이었다”며 “아직은 정 대표가 독자 계보를 형성했다고 하기에는 이르다”고 평했다.
이 과정에서 정동영계와 김근태계는 사실상 분해됐다는 분석이다. 양 진영의 대표격으로 최고위원에 출마한 문학진 의원이 낙선, 한계를 드러냈다. 손학규계는 정세균 대표의 지원군 역할을 했지만 손 전 대표가 당내정치에서 당분간 거리를 둘 예정이어서 응집력을 보일지 미지수다.
반면 구 민주당계는 최고위원 선거에서 김민석, 박주선 투톱 체제로 나서는 전략적 선택으로 선전했다. 김효석 최인기 의원 등이 출마하지 않아 표 분산을 막은 것이다.
이는 구 민주계 몫으로 30% 대의원이 할당된 게 결정적인 측면도 있다. 여성 초선인 김유정 의원의 공동대변인 임명도 실질적 세력을 형성하고 있는 구 민주계에 대한 배려의 측면도 있다. 그러나 구민주계가 계속 하나의 세력으로 결속하기에는 지향점이나 성향이 너무 다르다. 친노그룹은 386인 안희정씨를 최고위원에 당선시켜 일정한 세를 유지하게 됐다.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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