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보안수사대는 8일 MP3 플레이어 ‘아이리버’를 만드는 ㈜레인콤의 제품 제조기술을 도용한 혐의(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법 위반 등)로 ㈜에이트리 대표 이모(43)씨를 구속하고 김모(40)씨 등 직원 9명과 에이트리 법인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레인콤 공동설립자인 이씨는 퇴사 두 달 만인 2006년 10월 23일 에이트리를 설립한 뒤 김씨 등 전 레인콤 임직원 9명을 데려왔다.
이들은 레인콤의 MP3 플레이어와 전자사전의 프로그램 소스코드나 금형제작 디자인 파일, 회로도 등을 USB 메모리나 노트북에 저장해 에이트리로 이직한 뒤 비슷한 제품을 만들어 판 혐의를 받고 있다.
소스코드는 제품 소프트웨어의 모든 내용을 기록한 기본설계도로, 유출시 외부인이 해당 프로그램을 마음대로 복제ㆍ변조할 수 있어 해당 업체는 큰 타격을 입게 된다. 레인콤 측은 기술 도용으로 향후 10년간 728억원의 영업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했다
경찰 관계자는 “에이트리의 전자사전 5종은 모두 레인콤의 기본 소스코드를 활용했다”며 “심지어 전자사전 검색 시 생기는 오작동까지 비슷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씨 등은 경찰에서 에이트리 제품 생산에 활용한 기술이 레인콤 고유 기술인 점은 인정하면서도 약정에 따라 적법하게 소스코드를 사용했다고 반박했다.
에이트리 관계자는 “MP3 플레이어 단품을 제외한 모든 제품을 우리가 개발ㆍ제조ㆍ판매해도 된다는 내용의 사업허용 확약서를 맺었다”며 “우리가 사용한 것은 레인콤의 단독 소스가 아닌 오픈 소스코드”라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그러나 이씨가 레인콤과 약정을 맺긴 했지만 소스코드 사용은 허락 받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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