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24일 교도소에서 출소한 뒤 고시원과 찜질방 등을 전전하며 막노동으로 생계를 유지해온 이모(40)씨.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오던 이씨는 지난달 29일 돈도 없이 경기 군포시의 한 술집에서 술을 마시다 술값 시비 끝에 여주인 고모(40)씨를 흉기로 수차례 찌르고 목을 졸랐다.
사람을 죽였다는 생각에 자포자기 심정이 된 이씨는 이후 서울에서 여성들만 일하는 카페를 골라 여종업원들을 폭행해 금품을 빼앗고 성폭행까지 하는 ‘막가파식’ 범행을 계속했다.
불과 10일 동안 강도 범죄만 5차례, 성폭행 범죄도 2차례 저질렀다. 이씨는 7일 오전 5시 50분께 서초구 잠원동 술집에서 여성을 성폭행한 뒤 달아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관할 지구대 경찰관들에게 격투 끝에 체포됐다.
이씨는 경찰 조사 도중 범행 동기를 추궁당하자 “내가 사람을 죽였다”고 자백했고, 놀란 경찰은 이씨의 자백을 근거로 확인한 결과, 군포 술집 여주인 고씨가 흉기에 찔려 중태에 빠졌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씨는 경찰에서 “살인을 했으니 어차피 ‘버린 몸’이라고 생각해 여성들만 있는 술집을 골라 계속 강도짓을 했다”며 4건의 여죄도 모두 자백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는 고씨가 살아있다는 전언에 ‘죽은 줄로만 알고 있었는데…’라고 말하며 참회하는 표정을 지었다”면서도 “하마터면 여성 종업원들만 있는 카페에서 강도강간 피해자들이 계속 생겨날 뻔했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9일 이씨를 특수강도강간 혐의로 구속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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