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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알의 소리' 창간 38년 만에 20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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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알의 소리' 창간 38년 만에 200호

입력
2008.07.10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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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정권 시절의 대표적인 반체제잡지였던 <씨알의 소리> 가 창간 38년만에 200호를 냈다. 최근 발행된 이 잡지 5ㆍ6월호는 1970년 4월19일 창간호 이후 38년, 88년 복간한 지 20년 만에 나온 200호다.

군사정권 시대 함석헌(1901~1989)의 주도로 발간됐던 이 잡지는 당시 양심적 지식인들에게 소통의 장을 마련해줌으로써 <사상계> <창작과 비평> 등과 한 줄기 희망을 던져주었던 잡지였다.

그러나 민주화 이후 이념적 혼란을 겪으며 “아직도 그 잡지가 나오냐?” 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철저히 잊혀져온 것도 사실이다. 혁신호로 발간된 200호는 이 같은 질문에 맞닥뜨려진 <씨알의 소리> 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 잡지의 편집장인 김영호 인하대 교수(철학)는 ‘씨알의 소리를 아직도 내야하나’라는 글에서 “민중을 ‘짜먹는’ 정경유착, 정언유착은 정도는 다르지만 오히려 더 교묘하게 작동하고, 양심의 밑바닥에서 솟아나오는 소리를 내는 지식인 대신 (권력에) 줄 서는 ‘정치교수’들이 많아졌으며, 언론자유는 향상됐지만 언론이 여전히 사익의 도구로 존재하고 있다”며 “70년대 함석헌이 이 잡지를 발간한 동기와 목적은 아직도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200호에는 ‘시대정신을 찾습니다’라는 주제로 잘못된 언어사용문제(석경징 서울대교수)에서 촛불시위(김조년 한남대 교수)에 이르는 다양한 소재의 특집글들이 실렸다.

70년 4월19일 창간된 <씨알의 소리> 는 2호를 낸 뒤 당국으로부터 잡지등록취소 통보를 받았으나 71년 7월 13개월여 만에 대법원에서 승소해 복간했다.

80년 신군부 쿠데타 이후에는 강제 폐간됐다가 88년 12월 8년여만에 복간됐다. 그러나 이 잡지는 재정난으로 91년 4월부터 휴간에 들어갔고 94년 11월부터 98년 12월까지는 <씨알마당> 이라는 제호의 회원지 형식으로 나오기도 했다.

90~100쪽 분량의 격월간으로 발간되는 <씨알의 소리> 는 600여명의 함석헌기념사헙회 회원을 대상으로 2,000부 가량 찍었으나, 앞으로는 200~250쪽 분량으로 몸집을 키우고 일반판매도 확대할 예정이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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