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영어와 우리말로 동시에 제작되는 등 독특한 창작 행보로 관심을 모은 뮤지컬 <마이 스케어리 걸> 이 지난 주말 대구봉산문화회관 대공연장에서 정식 무대 전의 ‘디벨롭 공연’ 형식으로 대중에 공개됐다. 마이>
7일 폐막한 제 2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창작 지원작 1위로 선정돼 대구에서 시험 무대를 가진 이 뮤지컬은 최강희 박용우 주연의 영화 <달콤, 살벌한 연인> (2006)을 무대화한 작품. 달콤,>
서른 살이 다 되도록 키스 한 번 못 해 본 소심남 대우와 미스터리한 과거를 가진 여인 미나의 사랑이 줄거리로 뉴욕대(NYU) 예술대학원 뮤지컬극작과 선후배 사이인 강경애(작사)씨와 윌 애런슨(작곡)이 창작에 참여했다. 9일(현지 시간)부터는 미국에서도 영어 공연이 시험 무대에 오른다.
대구 공연은 작품에 대한 높은 기대치를 반영하듯 서울의 공연 관계자와 기자들이 대거 관람했다. 일단 음악은 합격점을 받았다. 그간의 창작 뮤지컬은 대화는 대사로 처리하고 감정 표현은 노래로 푸는 등 음악과 극이 물과 기름처럼 겉도는 경우가 많았지만 <마이 스케어리 걸> 은 뮤지컬 넘버가 스토리에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 있었다. 마이>
욕실에 전 남자친구의 시체를 숨겨 놓은 미나가 욕실을 쓰고 싶어 하는 대우와 실랑이를 벌이다 ‘여성 전용~’이라고 노래로 이어가는 식이다.
도입부의 ‘김치냉장고 속에’를 비롯해 ‘러프 앤 터프’, ‘미나처럼’ 등의 삽입곡은 친숙하면서도 기억에 남아 본 공연의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물론 이런 기대는 앞으로 극에 상당한 변화가 있으리라는 전제 하에서다. 무엇보다 주인공들의 캐릭터가 강렬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
일상 생활에서는 소심하고 깐깐하되 미나 앞에서는 한없이 달콤한 대우(김재범)를 기대했지만 대우는 미나를 짝사랑하는 평범한 소심남일 뿐이었다. 미나(전혜선) 역시 시체를 숨기는 데 급급한 단선적인 캐릭터로 묘사돼 대우와 사랑에 빠지는 이유를 납득하기 어려웠다.
주인공들이 독특한 색깔을 발하지 못한 까닭에 오히려 눈에 띈 것은 음향효과와 소품 정리, 미나와 대우의 사랑의 메신저 몫까지 일종의 멀티맨 역할을 담당한 김치 냉장고 귀신(조휘, 윤석원)과 미나의 친구이자 라이벌인 백장미(김진희) 등 조역이었다.
아직 미완이기에 부족한 점도 두드러졌지만 진행형이기에 기대도 큰 공연이다. 정식 무대는 내년 2월 서울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랙에서 선보인다.
대구=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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