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민주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8일 대선 본선에서의 득표만을 의식, ‘말 바꾸기’를 통해 정책 노선을 좌에서 우로 이동시키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 강하게 반박하고 나섰다.
오바마 의원은 이날 조지아주 파우더스프링스에서 행한 연설에서 “내가 오른쪽으로, 중간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이는 그들이 내가 말하는 것을 경청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바마 의원은 “나는 의심할 여지없이 진보적인 사람”이라면서 “보편적 의료보장 제도를 지지하고 있고 금융기구 감독 및 파산남용 등의 문제에서 정부가 강력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의원이 자신의 비판에 직접 대응하고 나선 것은 좌파 세력 등 핵심 지지층의 동요가 위험수위에 이르렀다고 판단한 때문으로 보인다. 또 공화당 대선후보 존 매케인 상원의원측이 정책에 일관성이 없어 “믿을 수 없다”며 펼치고 있는 파상적 공세를 차단하려는 목적도 있다.
오바마 의원은 최근 ‘영장 없는 도청’을 정당화한 ‘해외정보감시법’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힌 이후 지지자들로부터 자유주의적 토대를 버리고 정치적 중간지대로 옮겨가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나아가 총기 소지의 정당성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에 찬성하고, 어린이 강간범에 대한 사형허용을 지지하는 발언을 하면서 이런 비판은 갈수록 고조되는 상황이다. 오바마 의원은 또 행정부 내에서 종교적 조직의 역할을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민주당 안팎에서 격렬한 논쟁에 휩싸이기도 했다.
오바마 의원은 이런 입장 표명이 정치적 목적에 따라 소신을 바꾸는 것으로 비춰지자 “내가 중간에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결국 진화에 나선 것이다. 오바마 의원은 “나를 진보적으로 만드는 많은 것을 믿고 있으며 나는 확실히 민주당 진영 내에 있다”면서 “내가 정치적 견해를 달리하는 발언을 한다고 해서 정치적 목적 때문에 그렇게 한다고 생각하지는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