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드의 이범석(23ㆍKIA)은 검지와 새끼손가락을 흔들어 보였다. 아웃카운트가 두 개 남았다는 의미였다. 8회까지 안타를 한 개도 내주지 않았던 이범석은 9회말 선두타자 양준혁에게 내야 안타성 타구를 맞았지만 3루수 김주형의 정확한 송구로 ‘위기’를 넘겼다.
최형우와의 대결에서 볼카운트 1-3까지 몰렸던 이범석은 2-3까지 가는 실랑이 끝에 8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노히트노런의 대기록에 한 발차로 다가섰다. KIA 벤치에서는 모두 일어섰고, 대구 팬들은 기도하듯 가슴에 두 손을 모았다.
마지막 타자 4번 박석민과의 대결. 볼카운트 0-1에서 박석민은 이범석의 2구째 직구를 힘껏 잡아당겼고, 타구는 3루수 김주형의 오른쪽으로 빠져나가는 듯했다. 김주형은 벼락 같이 1루에 던졌으나 오훈규 1루심은 두 팔을 옆으로 쭉 뻗었다. 발이 공보다 ‘0.01초’ 빨랐던 것이다.
이범석이 프로통산 11번째 노히트노런을 아쉽게 놓쳤다. 4일 대구 삼성전에 선발 등판한 이범석은 최고구속 150㎞에 이르는 강속구에다 슬라이더와 포크볼을 잘 버무려 9이닝 1피안타 4볼넷 9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5승(5패)째를 낚았다.
안타 1개만 안 맞았다면 2000년 5월18일 송진우(광주 해태전)에 이어 2,970일 만에 노히트노런을 기록할 수 있었지만 통산 47번째 1안타 완봉승에 만족해야 했다.
경기 후 이범석은 “박석민한테 약하기 때문에 볼넷으로 거르고 다음타자와 승부하려 했는데 박석민이 볼을 쳤다. 노히트노런을 놓치기는 했지만 생애 첫 완봉승으로 만족하겠다. 8회 1사까지는 노히트노런을 전혀 몰랐는데 전광판을 보다가 우연히 알았다”면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히어로즈는 잠실에서 두산을 8-0으로 셧아웃 시켰다. 히어로즈 선발 마일영은 7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8승(4패)째를 챙겼다. 한화는 대전에서 류현진의 역투에 힘입어 단독선두 SK에 3-1 역전승을 거두고 SK를 3연패로 밀어넣었다.
부산에서 롯데는 꼴찌 LG를 7-0으로 제압, LG전 5연승의 콧노래를 불렀다. 롯데 가르시아는 홈런 두 방으로 이 부문 단독선두(21개) 김태균(한화)를 1개차로 추격했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