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국회 첫 임시국회가 국회의장 선출에 실패한 채 4일 폐회했다. 국회의원 임기 개시 후 소집된 첫 임시국회에서 국회의장단을 선출하지 못한 것은 헌정 60년 사상 처음이다.
한나라당과 친박연대 및 일부 무소속 등 의원 169명은 이날 오후 본회의장에 들어가 통합민주당 민주노동당 등 야당의 등원을 기다리며 국회의장 단독 선출 여부를 놓고 난상토론을 가졌으나 결국 선출을 포기하기로 했다.
김정권 한나라당 원내공보부대표는 회의 직후 “의원들의 다수가 의장이라도 선출해서 국회 행정의 공백을 메워 18대 국회 역사에 오점을 남기지 말자는 의견이었지만 그래도 다시 한 번 인내심을 가지고 민주당의 국회 등원을 촉구하면서 기다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 소속 김형오 국회의장 내정자는 오전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의장 단독 선출에 대해 “일방적으로 수의 힘으로 하는 것은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 어렵다”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고,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도 “합의 개원이 원칙”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7일 시작하는 7월 임시국회를 소집키로 하고, 자유선진당과 친박연대 등 3당 공동 명의로 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했다. 한나라당은 민주당 전당대회(6일) 이후 새 지도부가 들어서면 등원 협상을 계속할 방침이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데드라인(4일)을 넘긴 이상 앞으로는 의장 선출과 개원 협상을 동시에 하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 국정조사 수용 방침 등 그동안 민주당 측과 물밑 협상 결과를 원점으로 되돌린다는 입장도 정했다.
의장 단독선출 포기로 여야 관계의 파국은 막았지만 정치권이 국회의원 임기 시작 1개월이 지나도록 ‘국회 부재’ 상태를 막지 못하는 데 대한 비판은 커지고 있다. 특히 의회정치와 대의민주주의라는 헌법이념이 부정되고 있는 것은 더욱 심각한 문제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바른사회시민회의 전희경 정책실장은 “국회가 개원도 못하고 6월 한 달이 그냥 지나갔음에도 세비는 고스란히 지급됐다”며 “조속한 의장 선출과 원 구성을 통해 민생 현안을 국회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실련 이대영 사무총장은 “쇠고기 고시를 강행하고 사태를 이 지경까지 만든 정부 여당의 무능과 독선이 문제”라고 지적했고, 단국대 이기한 교수는 “민주당은 등원해 쇠고기 문제뿐 아니라 모든 현안을 국회에서 해결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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