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셔니스타(Fashionista). 뛰어난 패션 감각으로 대중적 유행을 이끄는 연예인들을 일컫는 말이다. 그들의 TV드라마나 영화 속 옷차림 뿐 아니라, 소위 ‘파파라치 샷’으로 불리는 일상생활 사진에서 엿보이는 조그만 액세서리까지도 유행 아이템이 되는 요즘이다.
패셔니스타는 더 이상 신어라고 하기 어려울 정도로 익숙한 말이 됐지만 그 정의 만큼은 달리해야 할 때가 된 듯하다. 변정수 이혜영 정려원 공효진 등 팔 다리가 길고 날씬한 몸매로 최신 트렌드의 어떤 옷을 입어도 잘 소화하는 스타들이 과거의 패셔니스타를 대표했다면, 이제는 장난감처럼 생긴 선글라스나 요란하다 싶을 정도로 화려한 프린트가 있는 티셔츠 등 톡톡 튀는 아이템으로 개성있는 스타일을 연출하는 연예인들이 패션 아이콘으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 서인영, 약점을 강점으로
대표적인 예가 미워할 수 없는 ‘악녀 패션’을 선보이고 있는 여성 그룹 쥬얼리의 서인영과 드라마로 인기몰이 중인 배우 최강희, 독특한 소품들을 유행 품목에 올린 MC몽 등이다. 유행의 척도인 온라인 쇼핑몰의 상위 인기검색어만 봐도 알 수 있다. 각종 온라인몰에선 ‘서인영 구두’ ‘엠씨몽 안경’ 등이 인기 검색어로 등장했다.
서인영을 패셔니스타로 등극할 수 있게 한 효자 아이템은 일명 ‘신상’(신상품) 구두와 깜찍한 반바지. 구두 마니아인 서인영은 여름이 되면서 샌들 퍼레이드를 펼치기 시작했다.
로마 검투사의 신발을 본떠 만든 글래디에이터 샌들과 T스트랩 샌들은 최근 서인영이 신은 모습이 브라운관을 통해 소개되면서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는 게 패션 쇼핑몰 관계자들의 말이다. 허리선이 높은 하이 웨이스트 반바지에 가느다란 서스펜더를 매치한 스타일 역시 어느새 서인영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서인영의 패션을 담당하고 있는 스타일리스트 최인라씨는 “서인영의 스타일이 이슈가 되는 중요한 포인트는 바로 자신에게 잘 맞는 옷을 선택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여성 그룹 멤버에 대한 고정관념인 섹시한 이미지 대신, 키 작고 왜소한 체구의 서인영은 특이한 헤어스타일과 블랙 컬러의 의상으로 개성적인 힘있는 이미지를 연출했다는 것. 또한 몸매를 부각시키는 타이트한 옷과 높은 굽의 신발을 선택해 전체적으로 키가 커보이게 스타일링하고 있다는 게 최씨의 설명이다.
“할리우드 스타를 따라하거나 명품으로 치장하는 것보다 본인에게 어울리는 스타일을 직접 만들어낸 것이 사랑받는 가장 큰 이유인 것 같다”는 이야기다. 무조건 유행을 좇기보다 체형에 맞는 옷차림을 선택해야 패션 리더가 될 수 있다는 교훈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사례인 셈.
■ 최강희, 패션 감각은 가격에 비례? NO!
TV드라마 <달콤한 나의 도시> 는 젊은 여성 시청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을 뿐 아니라 패션의 교과서로도 급부상하고 있다. 31살의 직장 여성으로 등장하는 최강희는 실제 커리어 우먼들이 선호할 만한 의상들을 선보이고 있다. 달콤한>
최강희의 스타일리스트 최윤걸씨는 “커리어 우먼의 실제 생활을 반영하면서도 멋진 스타일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최강희 스스로 패션제품의 가격에 상관없이 본인의 스타일을 살리는데 주력, 온라인 쇼핑몰에서 직접 옷을 선택해 입고 드라마에 등장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 MC몽, 트렌드를 넘어서다
MC몽의 패션 선글라스는 그야말로 달라진 패셔니스타의 기준을 반영하는 대표적인 케이스다. 알록달록한 원색의 플라스틱 선글라스와 화려한 프린트의 의상으로 치장한 MC몽의 패션은 다소 우스꽝스러워 보이지만 보는 이들에게 시원한 느낌과 웃음을 함께 준다.
그래서인지 익살스러운 MC몽의 플라스틱 선글라스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G마켓에서는 ‘MC몽 셔터 셰이드’라는 제품이 1주일에 평균 3,000여개나 판매된다.
셔터 셰이드는 안경알 부분을 렌즈 대신 얇은 플라스틱 창살 무늬로 만들어 햇빛을 가려주는 제품. 클럽이나 여름 휴가지에서 포인트 패션 소품으로 활용하기에 좋다고 하지만, 온라인 쇼핑몰 관계자들도 놀랄 정도의 빠른 속도로 판매가 늘고 있다.
힙합 가수 크라운 제이도 비슷한 경우. 그는 패션에도 힙합 스타일을 추구한다. TV 오락 프로그램에서 ‘밥을 굶는 한이 있더라도 티셔츠와 모자는 사야 직성이 풀린다’는 패션 마니아로 그려지는 그를 대표하는 아이템은 모자와 헐렁한 티셔츠, 운동화와 빅 사이즈 액세서리 등이다.
이처럼 브랜드와 트렌드에 연연해하지 않는다는 것이 최근 떠오르는 ‘뉴 패셔니스타’들의 공통점이다. 동대문시장에서 파는 플라스틱 장난감 선글라스로 포인트를 춰 최고의 인기 아이템을 만들기도 하고, 무더운 여름에는 피하기 마련인 블랙 컬러의 원피스를 ‘핫 아이템’으로 만드는 그들의 예측할 수 없는 행보가 즐겁다.
올 여름, 당당한 자신감으로 튀는 디자인ㆍ컬러의 아이템을 선택해 보는 이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뉴 패셔니스타 스타일에 도전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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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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