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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태그플레이션 공포에 휩싸인 금융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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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태그플레이션 공포에 휩싸인 금융시장

입력
2008.07.07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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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 1,600선이 결국 붕괴됐다. 중동의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사상 처음 배럴당 140달러 시대를 열었다. 국제유가폭등에 따른 ‘S(스태그플레이션)의 공포’가 금융시장을 낭떠러지로 밀고 가는 형국이다.

오전한때 시도한 반등은 착시에 불과했다. 4일 코스피지수(1,577.44)는 급기야 3개월 만에 1,600선을 내줬다. 반짝 반등 폭까지 감안하면 낙폭은 최악(-5.17%)이었다. 연중 최저점(1,574.44)에 다다른 만큼 추가 하락도 점쳐진다. 코스닥지수(538.30)는 530대로 주저앉았다.

거침없는 외국인의 ‘팔자’ 공세를 막을 재간이 없었다. 벌써 6조원 가까이 팔아치운 외국인은 이날도 20거래일 연속 ‘셀 코리아’를 외쳤다. 한동안 외국인에 합류했던 개인이 매수세로 돌아서고, 기관이 버텼지만 소용없었다. 노출된 안팎의 악재를 근근이 버티는 상황에서 외국인의 변심이 없는 한 반전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주가 급락은 환율에 치명타를 날렸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1,050원대로 상승했다. 2년8개월 만이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외국인의 증시 매도 폭격이 주가와 원화가치의 동반 약세를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과도한 시장개입에 대한 비난여론을 의식한 듯, 외환당국은 이례적으로 개입 없이 환율상승을 지켜보기만 했다. 결국 이틀간 15.4원 치솟으며 1,050.4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 모든 사태의 진원지는 국제유가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3일 거래된 두바이유 현물은 배럴당 140.31달러를 기록했다. 닷새째 상승을 이어가며 사상 처음으로 140대로 진입한 것이다.

두바이유는 우리나라 수입원유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유종이다. 정부는 두바이유 기준으로 150달러에 도달하면, 1단계 비상조치를 발동하겠다고 밝힌 상황. 비상조치 기준점에 이제 겨우 10달러를 남겨둔 셈이다. 두바이유 상승은 미국의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다는 발표가 하루 늦게 반영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서부텍사스유(WTI)와 브렌트유 등 국제원유 선물가격도 다시 사상 최고치를 이어갔다. WTI와 브렌트유의 선물(3일 기준)은 배럴당 각 145.29달러, 146.08달러를 기록했다. “하반기로 갈수록 안정이 될 것”이란 전망과는 다소 동떨어지는 추세다.

국내 휘발유 및 경유 가격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주유소 9,700여곳의 휘발유 평균가격은 ℓ당 1,911.05원으로 일일 기준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서울지역은 1,983원을 기록, ‘2,000원 시대’ 개막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경유 값도 사상 최고치(1,917.92원)와의 간격을 9원 남겨두고 있다.

전망은 우울하기만 하다. 대신증권은 이날 3분기 중에 국제 유가(WTI 기준)가 배럴당 160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WTI가 두바이유보다 배럴당 4~5달러 많이 나가는 걸 감안하면 두바이유는 150달러 돌파가 확실시 되는 셈이다.

이승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전쟁 발발), 자연재해(미국 허리케인), 투기세력 재등장 등을 감안하면 국제 유가는 현 수준에서 10% 이상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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