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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조직원 국내서 활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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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조직원 국내서 활개

입력
2008.07.07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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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마약 제조에 필요한 원료를 구입, 아프가니스탄 무장단체 탈레반에 공급하려던 탈레반 조직원이 검거됐다. 국내에서 해외 무장단체 조직원이 적발돼 검거되기는 처음이다.

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4일 헤로인의 원료인 무수초산(오산화질소) 12톤을 엔진오일로 위장해 해외로 밀반출 하려 한 혐의(마약류 관리법 위반 등)로 탈레반 조직원으로 알려진 아프가니스탄인 K(47)씨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또 국내에서 무수초산 50톤 가량을 밀반출했다가 두바이에서 체포된 파키스탄인 H(42ㆍ한국 국적)씨의 국내송환 절차를 밟고 있으며, 한국인 4명 외국인 2명 등 공범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해외로 도피한 파키스탄인 등 외국인 3명은 인터폴을 통해 적색수배를 내릴 예정이다.

경찰에 따르면 K씨는 5월말 입국, 국내에 체류하며 인도인 P씨와 함께 일본에서 수입한 무수초산 12톤을 경기 안산시의 한 화공약품 공장에 보관해 놓은 뒤 엔진오일로 위장해 이란을 거쳐 아프가니스탄 서남부 님로즈 지역으로 수출하려 한 혐의다. 님로즈는 납치ㆍ폭탄 테러가 자주 발생하는 탈레반의 거점 지역이다.

K씨는 경찰에서 “탈레반의 심부름으로 무수초산을 탈레반에 넘기려 한 것은 맞지만, 탈레반 의 조직원은 아니다”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은 “입국 전 활동과 입국시 위조 여권을 사용하는 등 여러 정황을 볼 때 탈레반 조직원이 확실하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H씨와 화공약품 도매상 김모(52)씨 등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5차례에 걸쳐 무수초산 50톤을 과산화수소수로 위장해 아프간으로 밀수출했다. 이들의 범행은 파키스탄 사법당국이 3월 13일 카라치에서 무수초산 14톤이 아프간 무역상에 전달되는 것을 적발하면서 들통 났다.

경찰은 K씨 등이 이슬람권 테러자금의 유통원으로 알려진 ‘하왈라’환치기 조직으로부터 무수초산 구입ㆍ밀반출 자금을 받은 정황을 잡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또 K씨와 H씨 일당의 상호 연관성 부분도 수사 중이다. 김기용 경찰청 외사수사과장은 “마약청정국 한국에서 수출된 마약 관련 물질에 대한 통제는 미국 일본 등에 비해 느슨한 편”이라며 “탈레반이 이런 점을 이용, 한국을 마약 관련 물질 유통의 중간 기지로 삼았다”고 말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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