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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주홍 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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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주홍 글자

입력
2008.07.04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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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새니얼 호손 / 민음사

1804년 7월 4일 미국의 작가 너새니얼 호손이 태어났다. 1864년 몰. 그의 이름은 교과서에서 고 피천득 선생의 번역으로 ‘큰 바위 얼굴’을 배울 때는 나다니엘 호돈이었고, 대표작인 <주홍 글자> (1850)는 오랫동안 ‘주홍 글씨’로 번역됐었다. 어쨌든 <주홍 글자> 는 미국의 소설을 비로소 본격적인 문학의 영역으로 끌어올린 최초의 작품이란 찬사를 받는다. 또다른 19세기 미국 소설의 대표적 작가인 허먼 멜빌은 <모비 딕> (백경)을 호손에게 헌정하기도 했다.

“그녀의 웃옷 가슴에는 화려한 주홍빛 헝겊에 금실로 꼼꼼하게 수를 놓아 환상적으로 멋을 부린 ‘A’ 자가 보였다. 그 글자는 아주 예술적으로 만든데다가 호화롭고 사치스러운 공상을 마음껏 발휘한 것으로, 그녀가 입고 있는 옷에 가장 잘 어울리는 장식적 효과를 내고 있었다.” 17세기의 미국 보스턴. 청교도정신으로 똘똘 뭉친 마을에서 ‘간음하지 말라’는 계명을 어기고 사생아를 낳은 헤스터는 간통(Adultery)을 상징하는 주홍 글자 ‘A’를 평생 가슴에 달고 살아야 하는 형벌을 받는다. 하지만 그녀는 주위의 조롱과 멸시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자못 당당하게, 진정한 속죄와 참회로 이웃에 선행을 베풀면서 딸을 키우며 살아간다. ‘A’는 간통의 상징에서 점차 ‘Able’(능력)과 ‘Angel’(천사)의 의미로 승화되기까지 한다. 다른쪽에 그녀와 간통한 목사 딤스데일, 전 남편 칠링워스라는 인간형이 있다. 딤스데일은 간통 사실을 밝히지 못하고 죄책감에 시달리며, 칠링워스는 그것을 알고 복수를 노린다.

<주홍 글자> 는 이 전형적인 세 인물을 통해 죄의식이 어떻게 인간을 파멸시키고 또 구원하는가를 그린다. 호손은 그들을 통해 인간 영혼에 자리한 암흑성, 인간 본성의 신비한 무의식을 집요하게 탐구한다. 그것은 또한 당시 안이한 도덕적 이상주의, 명쾌하지만 경박한 낙관주의에 젖어있던 미국 청교도사회에 대한 탐구였다. 그래서 ‘A’ 자 주홍 글자는 ‘America’(미국)의 상징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하종오 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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