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는 서남권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올해 5월까지 상승세를 주도하던 서울 강북권의 자리를 서남권이 대신하고 있는 형국이다. 가장 큰 이유는 저평가 메리트.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다는 장점 덕(?)에 구로구 금천구 영등포구 일대의 기존 아파트는 물론이고 단독 주택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개발 호재까지 더해지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달 25일 도시재생 개념의 '서남권 르네상스 프로젝트' 계획을 발표했다. 준공업 지대가 많은 서울 서남권의 경제 활력을 꾀하고, 주거환경을 동시에 개선한다는 취지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영등포~신도림~가산~시흥 구간을 신경제 거점축으로, 목동~신도림~영등포~여의도 구간은 경인 경제거점축으로 개발한다고 밝혔다. 또 김포공항~마곡~가양~양화~여의도 구간은 국제금융이 중심이 된 한강르네상스 경제거점 축으로, 중앙대~숭실대~총신대~서울대 축은 벤처 및 연구 중심으로 개발하겠다고 천명했다.
그렇다면 서남권에서 미래가치를 노려 볼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정부와 서울시의 정책, 그리고 최근의 부동산 시장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규제완화가 기대되는 준공업지역 ▦개발계획이 진행중인 역세권 ▦성장이 기대되는 상권 지역을 꼽을 수 있다.
① 규제가 완화되는 준공업지역을 노려라
서울시의회는 준공업지역에 대한 아파트 건설 규제를 대폭 풀기로 하고 9일 본회의에서 조례 개정안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서울시의회의 개정안에 따르면 준공업지역 내에서 공장부지가 10~30%이면 조건에 따라 사업지구 내에 최대 80%를 아파트로 지을 수 있다.
서울시의 준공업지역은 총 2,773만㎡(840만평) 규모로 영등포·구로·금천구 등 서남권 3개구에 2,060만㎡(624만평)가 집중돼 있다. 구체적으로 서남권의 준공업지역은 영등포구 문래동(938만㎡), 구로구 구로동(628만㎡), 금천구 시흥동 (440㎡) 양천구 목동(25만㎡) 등이다.
이들 지역의 지분시세는 같은 동에서도 큰 편차를 보인다. 가장 큰 변수도 도로로, 문래동의 경우 대로변은 3.3㎡(1평)당 2,000만원 후반대지만 자동차 접근이 힘든 곳은 3.3㎡(1평)당 1,200만~1,500만원인 곳도 있다.
자동차 접근이 힘들지만 대형 공장이 인근에 있다면 향후 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대형 공장이 개발될 경우 주변 도로도 함께 정비될 수 있기 때문이다.
② 역세권 개발을 노려라.
서울시의 역세권 개발은 올해 연말쯤 구체적인 계획이 발표될 듯하다. 하지만 수도권 역세권 중 그동안 개발에서 소외됐던 지역이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맥락에서 수원 방향 출퇴근 인구를 소화하는 시흥역, 인천방향 출퇴근 인구를 소화하는 온수역 일대의 노후주택은 주목할 만하다.
재개발이 아니더라도 기존 아파트 역시 장점을 갖추고 있다. 구로역 부근과 대림역 주변의 기존 아파트가 대표적이다. 구로동의 현대아파트와 신현대아파트 등은 30평형대가 3.3㎡(1평)당 1,000만원이 조금 넘는 수준에서 거래가 되고 있다. 신도림역 주변이 3.3㎡(1평)당 2,000만원에 육박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주변 지역 정비에 따라 구로역, 대림역 부근도 충분히 추가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다.
③ 상권도 변한다
영등포 일대는 서남권 개발축이 겹쳐서 만나는 지역이다. 따라서 기존 상권도 새롭게 태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개발이 활발히 진행돼 경방은 영등포동 옛 방직공장터에 메리어트 호텔, 신세계 백화점, 이마트 등의 입점하는 ‘타임스퀘어’를 개발중이다. ‘타임스퀘어’는 서남권 최대인 연면적 33만㎡(10만평) 규모로 포스트 코엑스를 표방하고 있다.
고척동 일대는 새로운 상업지역으로 개발된다. 토지공사는 SK건설과 함께 2010년부터 기존 영등포 구치소 이전 부지를 1조6,000여억원을 들여 상업, 주거, 업무시설로 개발할 계획이다. 구로구는 영등포구치소 부지와 인근 개봉역 일대를 서울 서남권을 대표하는 상업지역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송태희 기자 bigsmil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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