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박수근 '빨래터' 진품 밝힌 과학감정 기법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박수근 '빨래터' 진품 밝힌 과학감정 기법은

입력
2008.07.04 06:19
0 0

서울대와 일본 도쿄대가 진품으로 판정한 박수근(1914-1965) 화백의 ‘빨래터’에는 어떤 과학감정 기법들이 동원됐을까.

한국미술품감정연구소의 의뢰로 ‘빨래터’를 감정한 서울대 기초과학공동기기원 정전가속기연구센터의 윤민영 교수는 3일 기자설명회에서 “1954~57년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빨래터’는 1948~52년 사이의 캔버스 및 목재 액자 등의 재료로 제작됐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결론을 얻는 데 사용한 방법은 가속기질량분석(AMS)을 이용한 방사성탄소연대측정법. 통상 방사성탄소의 반감기를 사용하는 연대측정 방법이 평균 50년의 오차범위를 보여 고대 유물 등의 감정에 적합한 것과 달리, 방사성탄소 14C의 성분비를 측정해 재료의 연대를 분석하는 이 방법은 오차범위가 ±2년에 불과하다.

그 결과 ‘빨래터’의 캔버스 천은 1950±4년, 캔버스 프레임 나무는 1951±5년, 액자의 나무는 1950±4년으로 나타났다. 세 재료의 연대를 오차범위 안에서 종합하면 ‘빨래터’는 1948~1952년 사이의 캔버스와 나무 액자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서울대가 자체 개발한 실험장비인 PIXE(양성자 유발 X선)로 물감 원소 분석도 시도했다. PIXE는 공기 중에 인출된 양성자 빔을 시료에 쏘여 이 때 방출되는 원소들의 특성 X선을 검출하는 방법.

윤 교수는 이 방법으로 ‘귀로’ 등 박수근의 진품 7점과 위작 1점, 아들 박 화백의 박성남씨가 그린 재현작 1점, 비교용 별도 그림 1점을 ‘빨래터’와 비교했는데, 그 결과 ‘빨래터’는 진품 7점과 물감 성분의 원소 분포가 거의 동일했다. 위작과 재현작은 전혀 다른 분포도를 보였다. (표 참조)

도쿄대 미술학과 문화재보존학 전공 보존수복유화연구실에서는 박수근의 진품 다섯 작품과 ‘빨래터’에 사용된 다섯 가지 색상에 대해 안료 분석을 실시했다.

시료 채취가 불가능한 화면 중앙 부분에 대해서는 휴대형 형광 X선 분석기를, 캔버스 옆면에서 소량 채취한 시료에 대해서는 안료 성분 분석에 쓰이는 EPMA와 안료 성분간 비율을 분석하는 MDG라는 기계를 사용했다. 그 결과 6점의 그림에 사용된 재료가 대체로 일치한다는 결론이 도출됐다.

이로 인해 ‘빨래터’의 경매를 진행한 서울옥션은 위작 의혹을 제기한 <아트레이드> 의 류병학 편집주간과 발행인인 강병철 자음과모음 대표 등을 상대로 제기한 30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아트레이드> 의 류 주간은 “발표된 과학감정 결과를 자세히 분석한 뒤 대응 방향을 검토하겠다”고만 밝혔다.

박선영 기자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