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국회 개원을 놓고 여야 대치가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한나라당이 첫 임시국회 종료일인 4일 국회의장을 선출한다는 방침을 밝힌 가운데 통합민주당 등 야권은 '의회독재'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2일 오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회 의원 전원을 상대로 선출 동의서를 받아 160명이 동의할 경우 4일 국회의장을 선출하겠다"며 사실상 단독 개원 강행 의사를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한나라당은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 국회 논의 동의, 통상절차법 동의, 긴급현안 질의, 쇠고기대책특위 구성 등 야당의 요구 내용을 100% 들어 줬는데 (야당이) 이제 와서 국회의장도 뽑지 못하겠다고 한다"며 "여태 한 합의는 4일 의장 선출을 전제로 한 것이기 때문에 모두 무효가 된다"고 야당을 압박했다.
홍 원내대표는 "야당이 단독국회라고 하는데 유권자(국회의원)가 안 온 것에 불과하지 어떻게 단독국회냐"며 "다만 4일에는 국회의장만 뽑고 개원식이나 개원 국회 운영은 야당과 계속 협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식 개원이 아닌 의장 선출절차를 밟기 위한 국회를 일시적으로 열어 제헌 60년 사상 처음으로 국회의장이 없는 헌법정지 상태만은 막겠다는 주장이다. 당은 이미 18대 전반기 국회의장을 선출하기 위해 4일 오후 2시 본회의 개최한다는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통합민주당은 이에 대해 "한나라당이 야당을 협박하고 있다. 들러리 등원하지 않겠다"며 강력 반발했다. 오히려 5일 촛불집회에 거당적 참여키로 결정했다.
손학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을 적당히 국회에 끌어들여 들러리로 난국을 극복하는 데, 분칠하는 데 쓰겠다고 생각하겠다면 큰 오판"이라고 경고했다.
원혜영 원내대표도 이날 "4일 단독등원은 의회독재를 하겠다는 예고"라며 "5공화국 때도 단독개원은 없었으며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5공을 넘어서 유신독재 시절로 가려는 것인지 걱정된다"고 공세를 폈다.
협의를 통한 개원을 추진하고 있는 자유선진당이 개원 중재에 나섰으나 이 역시 민주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선진당 권선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선진당은 야당 원내대표들과 만나 늦어도 다음주 내에는 개원을 해야 한다는 데 원칙적으로 동의했다"고 밝혔지만 민주당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조정식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2시께 선진당 권선택 원내대표가 다음주 중 합의 등원할 것을 제안했다"며 "민주당은 일단 4일 한나라당 단독개원은 안 되며 등원 문제는 우리 판단에 맡겨 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친박연대도 다른 야당이 동참하지 않을 경우 4일 의장 선출에 동조할 수 없다며 전날과 다른 입장을 밝혔다.
박석원 기자 고성호 기자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인터넷한국일보는>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