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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쓴맛'… 강도 높은 구조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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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쓴맛'… 강도 높은 구조조정

입력
2008.07.03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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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는 미국인들에게 번영과 고급스러움의 상징이다. 깔끔하고 은은한 분위기의 스타벅스 매장이 거리에 들어서면 주변의 유동 인구가 늘고 땅값도 덩달아 오르는 ‘스타벅스 효과’는 미국 학계의 연구 대상이기도 하다.

이 같은 스타벅스 효과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인지에 대해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최근 대규모 매장 폐쇄와 인력 감축을 골자로 하는 강도높은 구조조정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1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연내 미국에서 실적이 부진한 600개 매장을 폐쇄하고, 내년 3월까지 미국 전체 임직원의 8%에 해당하는 1만 2,000명을 정리한다고 발표했다. 스타벅스는 세계 각국에 17만 2,000여명의 임직원들 두고 있다. 내년 한해 동안의 미국 신규 매장 개설도 200개 이하로 제한하기로 했다. 지난 한해동안 미국에서 1,788개의 매장을 새로 개설한 것을 감안하면 신규 매장 개설을 극도로 자제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대규모 구조조정은 1971년 회사 설립 이래 처음이다.

스타벅스가 이 같은 구조조정을 발표한 직접적인 배경은 미국 내 스타벅스 매장이 제살깎기 경쟁을 할 정도로 과포화 상태에 돌입했다는 판단에서이다.

지난해 9월 현재 스타벅스가 라이센스(위탁 계약) 방식을 포함해 전 세계에 보유하고 있는 매장 1만 5,011개 중 71.2%에 해당하는 1만 684개가 미국에 있다. 지난 한해에만 미국에서 하루 평균 5개의 매장을 새로 개설할 정도로 공격적인 확장 전략을 펼쳐왔다. 이에 따라 뉴욕, 샌프란시스코 같은 대도시에서는 스타벅스 매장이 도로를 마주하고 들어설 정도다.

그러나 이번 구조조정의 이면에는 보다 본질적인 문제가 있다는 게 미 경제주간지 포브스의 지적이다. 스타벅스는 그간 ‘커피가 아니라 향취와 경험을 판다’는 프리미엄 전략으로 난공불락의 요새를 쌓아왔지만, 최근 맥도널드와 던킨 도너츠의 집요한 공격에 밀리기 시작했다는 조짐이 포착되고 있다.

최근 소비자 테스트에 따르면 맥도널드의 커피맛이 스타벅스의 커피보다 더 맛이 있다고 평가됐다. 경기 침체로 주머니 사정이 얇아진 미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맥도날드가 저렴하고 맛있는 커피 상품을 잇따라 내놓은 게 먹혀 들고 있는 것이다.

스타벅스측은 “캐나다, 중국 등 해외 매장을 올해말까지 975개 늘리겠다”며 해외 시장 개척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고 밝혔으나 해외에서도 맥도널드, 던킨 도너츠와 경쟁해야 하는 만큼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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