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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銀, 하반기 전망 대폭 수정/ 머리 싸맨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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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銀, 하반기 전망 대폭 수정/ 머리 싸맨 경제

입력
2008.07.02 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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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정부와 한국은행이 발표한 각종 경제지표가 잿빛 일색이다. 지난달 물가는 1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올 상반기 무역수지 역시 반기기준 10년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하반기 성장률은 3%대로 추락하는 것으로 예측돼 우리 경제가‘저성장-고물가-수지적자’라는 트리플 악재의 늪에 깊숙이 빠져들고있다. 제2의 외환위기까지 거론되는 한국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은 이제 논란 수준을 넘어서는 양상이다.

한국은행은 이날 ‘하반기 경제전망’자료를 통해 올 하반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9%, 물가는 5.2%로 예상했다. 경제성장률이 연간 전체로는 당초 예상보다 소폭 하향한 4.6%이나, 상반기 5.4%에서 하반기 3%대로 급속 추락할 것이란 전망이다.

성장과 물가 모두 지난해 12월 한은이 내놓았던 전망치에서 크게 악화한 것이다. 한은은 “선진국 경기 둔화에도 수출은 신장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내수가 빠른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고유가에 따른 실질소득 증가세가 둔화하고, 기업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소비ㆍ투자심리가 갈수록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5%대를 뚫은 물가는 앞으로가 더 큰 걱정이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달보다 5.5% 폭등했다.

1998년11월(6.8%)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올들어 고유가와 높은 환율에 발목잡힌 물가는 한은의 목표치(3.5%)를 벗어난 지 오래다. 1분기 3%대 후반에 머물다 4월 4.1%, 5월 4.9% 등 상승세가 아찔하다. 물가에 직격탄을 날린 국제유가가 오일쇼크 수준(배럴당 150달러)을 넘보는 상황에서 한은은 올해 평균 원유도입단가를 당초보다 50% 높은 배럴당 130달러로 잡았다.

믿었던 경상수지가 11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것은 물론 적자규모도 당초 전망보다 3배로 확대될 전망이다. 수출이 괜찮다는데도 무역수지는 올 상반기 벌써 57억1,5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정부는 유가 고공행진이 멈추지 않는다면 무역수지의 적자가 불가피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표보다 더 심각한 것은 경제 전반에 미칠 심리적 파급효과다. 민간소비, 고용도 얼어붙는 등 기업과 서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 경기는 지표보다도 상황이 좋지 않다.

‘고물가-저성장’ 기조가 분명해지면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도 현실화하고 있다. 정부도 진퇴양난이다. 물가와 경기 둘 다 붙잡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하나를 포기할 수도 없는 딜레마에 빠져있다. 송태정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고유가 등의 대내외 악재로 인한 단기적인 경기 위축은 불가피하나, 앞으로 인플레 기대심리 등 2차적 충격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완충하느냐에 우리 경제의 회복여부가 달려있다”고 말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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