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판매되는 수입자동차 가격이 주요 선진국 판매가격보다 2배이상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밀가루와 휘발유, 경유, 종합비타민, 세탁세제 등의 가격(구매력지수 기준) 역시 주요국중 가장 비쌌다.
한국소비자원(원장 박명희)이 1일 발표한 11개 생필품의 국내외 가격차이 조사 결과는 국내 소비자들이 선진국 및 아시아 경쟁국에 비해서도 터무니없이 비싼 값을 치르며 생활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 종합비타민제 미국의 5배, 수입 중형차 일본의 2.5배
국내 휘발유 가격은 평균환율을 감안한 단순 가격면에서 11개국중 3위, 물가 수준을 감안한 구매력 지수 면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국내 휘발유 가격을 100으로 봤을 때 미국 휘발유 가격은 43.8로 국내 가격이 2.3배나 높았다.
수입 중형자동차 가격은 소비자 판매가(관세 소비세 포함)는 11개국중 5위였지만 구매력지수를 적용하면 1위였다. 국내 수입차 가격을 100으로 봤을 때 미국은 44.3였다. 같은 아시아권인 일본은 40.5에 불과, 국내 가격이 약 2.5배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밀가루는 이탈리아보다 2.5배 높았고 설탕은 프랑스와 일본에 이은 3위였다. 식용유는 조사대상 중 가장 낮은 영국의 2.2배에 달했으며 국내보다 비싼 곳은 일본이 유일했다.
● 과도한 유통마진과 독과점, 고가 외제 선호가 원인
주요 생필품 가격 차가 많이 나는 요인은 품목에 따라 다르지만, 지나친 유통마진과 세제차이, 독과점적 산업구조에 따른 수입 및 제조업체의 과도한 가격결정력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됐다.
수입 종합비타민의 경우 A사의 수입원가 6,000원짜리가 시중에서 2만6,000원에 팔리는 등 수입원가 대비 유통마진이 4배에 달하는 것도 있었다. 현행 약사법시행규칙상 수입업자는 생산국의 제조ㆍ판매 증명서를 식약청에 제출토록 돼 있어 실질적으로 독점판매권자외에는 병행수입이 불가능한 구조인 것이 유통마진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온 것으로 분석됐다.
수입자동차는 관세와 소비세 포함 32.3%에 달하는 높은 자동차세가 부과되는 데다 고급 외제차를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 성향을 이용한 고가 마케팅, 20~50%에 달하는 유통마진이 원인으로 조사됐다.
또 생필품인 세탁세제의 가격차 발생은 LG생활건강 애경 CJ라이온 옥시 등 상위 4개 업체가 시장점유율 90%이상을 차지하는 과점구조여서 업체들이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가격을 높게 유지하고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부담을 소비자가에 쉽게 전가하는 등 가격의 하방경직성이 강한 것이 원인으로 지적됐다.
● 병행수입 허용, 세제 합리화 필요
소비자원은 “종합비타민제처럼 안정성에 큰 문제가 없는 일반의약품은 병행수입제를 활성화하고 외국에 비해 높은 세금이 부과되는 유류 골프장그린피 수입차 등의 세제구조를 합리화하며 밀가루 유류 세탁세제 등 독과점 시장의 법위반 행위에 대해 지속적으로 감시하는 등 가격차 해소를 위한 행정당국의 현실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성희
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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