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원주민 단체가 미국으로부터 독립을 요구하고 자체 정부까지 구성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자칭 ‘하와이 왕국정부’는 옛 하와이 부족 마지막 왕의 후손인 마힐리니 카하우(사진) 여왕을 국가 원수로 추대하고 그림자 정부를 구성했다. 추종자 1,000여명을 둔 이들은 하와이의 마지막 두 왕이 기거한 이올라니 왕궁에 텐트를 치고 두 달째 독립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들의 인터넷 사이트에는 “점령 세력의 모든 법과 정책 규제를 제거하고 독립된 하와이를 반환하라”며 “특히 1세기 전 미국이 병합한 132개 섬과 함께 수 십억달러의 재산도 돌려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와이 원주민은 전체 인구 130만명 가운데 약 20만명인 데 이들은 ‘하와이 왕국정부’ 같은 단체를 구성해 독립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미국은 1893년 무력을 앞세워 당시 여왕 릴리우오칼라니로부터 하와이 통치권을 넘겨받고 5년 뒤 병합해 지배하다 1959년에는 50번째주로 편입시켰다.
그러나 다른 독립운동 단체인 ‘하와이 왕국’의 외교부 수장인 레온 시우는 “하와이 왕국이 쿠데타로 전복된 뒤 권력이 미국에 불법 이양됐다”며 “하와이 왕국은 아직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독립운동 단체들은 1993년 하와이 복속 100주년을 맞아 빌 클린턴 대통령이 서명한 ‘사과 결의안’이 불법 병합을 인정한 증거라고 주장하고 있다. 일리노이대 프란시스 보일 교수도 “하와이 왕국의 주권 회복의 법적 명분은 타당하다”며 하와이 독립을 옹호하고 있다.
하와이주 당국은 이 같은 원주민 단체들의 목소리를 지금까지 외면하고 있다. 사법당국에 체포된 원주민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들의 집회가 평화적인데다 집회 참가자들이 법 준수에 주의를 기울이기 때문이다. 주 당국은 “(집회)허가조건을 지키는 한 이들은 집회허가를 계속 요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태규 기자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인터넷한국일보는>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