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 임준희(49)씨는 <맹진사댁 경사> 를 원작으로 한 오페라를 위촉받은 2005년, 세계적 명성의 이탈리아 작곡가 잔 카를로 메노티가 같은 원작으로 만든 <시집가는 날> (1988)의 영상을 구해 봤다. 시집가는> 맹진사댁>
한복을 입은 성악가들이 이탈리아어로 노래를 부르는 모습도 어색했지만, 그가 느낀 가장 큰 문제점은 재미가 없고 음악이 너무 어렵다는 것이었다.
“난해한 현대음악이 아니라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살아있는 음악을 만들겠다고 결심했어요. 해외 공연을 염두에 둔 작품이기에 한국을 알릴 수 있으면서도 세계적 보편성을 띄어야 한다고 생각했구요.”
임씨는 좋은 평가를 받았던 한국 공연 후에도 서향의 캐릭터를 부각시키고, 아리아를 강화하는 등 계속 수정 작업을 해왔다. 그는 “이 작품이 베이징에서까지 공연될 줄은 몰랐다. 병풍과 족자에 들어간 한자에 실수가 있을까봐 다시 점검했다”며 웃었다.
연세대 작곡과를 거쳐 인디애나 주립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임씨는 98년 안익태 작곡상 대상을 수상한 중견 작곡가. 서양의 현대음악 어법에 충실한 작품을 쓰던 그는 2000년부터 국악으로 눈을 돌렸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사람의 마음을 위로해주는 음악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국악인 강권순씨가 부르는 정가를 듣고 이렇게 맑은 음악이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이후 국악관현악곡 시리즈 <혼불> 을 비롯해 가야금 협주곡 등 국악과 서양음악을 결합한 작품을 쏟아내고 있다. 혼불>
다음달 프라임필이 초연할 교향시 <한강> 의 2악장을 작곡 중인 임씨는 “우리 음악을 더 많은 사람들이 들을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강>
베이징=김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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